2019. 1. 2. 05:44ㆍ천문, 천체/천문, 천체
지구는 거대한 우주의 대양 속에 묻혀 있는 작은 모래알 하나에 불과하다
은하수에 관한 최초의 연구는 1610년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은하수를 조준하는 순간 시작되었다.
놀라서 둥그레진 갈릴레이의 눈에 수많은 별들이 쏟아졌다.
그 후로 시간이 흐르고 망원경이 커지면서 별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났다.
한 세기가 지나고 또다시 한 세기가 지나면서 은하수는 우리에게 자신의 비밀을 드러냈다.
천문학자들은 중력의 힘으로 연결된 수천억 개의 별들이 은하수의 중심부 주위를 쉼 없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태양을 포함한 이 별들의 거의 대부분을 무려 1천 광년의 두께에 10만 광년이나 되는 지름을 가진 납작한 원반 모양의 구조 속에 배치되어 있다.
어마어마한 관측 작업이 이루어졌지.
왜냐하면 크기가 겨우 1천 분의 1광년인 태양계는 이 은하의 1억 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 태양계의 한 작은 모퉁이에서 은하수 전체를 관측한다는 것은 곧 개미 한 마리가 지구의 땅이 얼마나 넓은지 깨닫는 것과 같다.
태양은 이 원반 속에서 지구와 함께 지칠 줄 모르고 원무(元舞)를 춘다.
지구는 마치 시속 79만 킬로미터로 은하수의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여행하는 우주선 같다.
태양은 태어난 이후로 주변 행성들과 함께 은하수를 스무 번가량 돌았다.
2억 2천만 년 동안 우리은하핵을 중심으로 공전한 것이다.
은하 원반 속에 위치한 지구인들의 시점에서 별과 가스, 먼지로 가득 채워진 은하는 엄청난 장관을 뽐내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아치형 구조물처럼 보인다.
태양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우리 자신은 이 거대한 은하 원반 속 어디에 있는가?
인간의 자아는 우리가 은하수 한가운데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옳을까?
1543년 코페르니쿠스는 지구를 태양계의 중심 자리에서 쫓아내고 그 자리에 태양을 앉힘으로써 인간의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 이후로 천체는 더 이상 지구 주위를 돌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우주도 더 이상 인간의 이익을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또한 인간은 이제 더 이상 신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었다.
400년 뒤, 미국의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1885-1972)는 지구뿐만 아니라 태양도 우주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태양은 은하수의 중심부에서 2만 7천 광년 거리에 있는, 즉 은하수 중심부에서 주변부까지 거리의 절반 이상 되는 곳에 위치한 단순한
'변두리별'에 불과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유령이 나타나 다시 한번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것 같았다.
하지만 인간의 자아는 결코 자신이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코페르니쿠스의 유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어야만 한다.
태양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면 우리 은하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만 한다고 인간의 자아는 생각했다.
바꿔 말하면, 우주 전체가 은하수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쾅!' 천문학자들은 은하수 역시 관측 가능한,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수천억 개의 은하(각 은하에는 수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부 물리학자들은 우리의 우주가 무한히 많은 우주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이 천체는 '다중우주 Multiverse'를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적 이론은 인간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크게 축소시켰다.
지구는 이제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거대한 우주의 대양 속에 묻혀 있는 작은 모래알 하나에 불과하다.
< 트린 주안 투안의 '마우나케아의 어떤 밤' 중에서 >
'천문, 천체 > 천문, 천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온(Orion) (0) | 2019.01.17 |
---|---|
수리 성운(The Eagle Nebula) (0) | 2019.01.10 |
밤은 숭고하고 낮은 아름답다 (0) | 2018.12.13 |
낮에서 밤으로의 변화야말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다 (0) | 2018.12.12 |
우주의 모든 것은 매 순간 변화한다 (0) | 2018.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