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날에
2013. 1. 24. 10:39ㆍ시 모음/시
산에 사는 날에
무산 조 오 현
나이는 뉘엿뉘엿한 해가 되었고
생각도 구부러진 등골뼈로 다 드러났으니
오늘은 젖비듬히 선 등걸을 짚어본다.
그제는 한천사 한천스님을 찾아가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말로는 말 다할 수 없으니 운판 한 번 쳐보라,
했다.
이제는 정말이지 산에 사는 날에
하루는 풀벌레로 울고 하루는 풀꽃으로 웃고
그리고 흐름을 다한 흐름이나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