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외
2011. 3. 24. 23:14ㆍ시 모음/漢詩
거문고
소나무 아래 하얀 돌 평상은
내가 거문고 타던 곳이지
거문고 걸어 둔 객은 갔어도
바람 불면 줄이 절로 울리네
어촌풍경
파사성 아래는 모두가 어촌
밤에 내린 비로 모래톱엔 물 불은 흔적
물가의 풀 꽃은 너무 좋아서
상앗대 하나로 아침저녁 봄물을 건너네
연못에 비친 국화
바람 잔잔히 연못은 거울처럼 매끈하고
예쁜 꽃 기이한 돌 물에 많아라
바위틈의 국화꽃 맘껏 보고픈데
물고기 튀어 물결일까 저어 되누나
작은 배를 타고
오래전의 맑은 강 빛이
해마다 사람을 그립게 하누나
모래밭은 물이 넘쳐 변했고
고기잡이 길은 물가에 새로 났네
돌아보니 옛 흔적이 쓸쓸하구나
노쇠한 이 몸이 슬프구나
홀로 우뚝 선 물가의 돌아
늘그막에 서로 친하게 지내자꾸나
배타고 소내로 돌아가며
한강에 외배 뛰우니
봄바람에 비단 물결 잔잔하여라
각박한 세상 떠나와 보니
덧없는 인생 위안이 되네
미음(渼陰)의 술은 끝이 없고
온조(溫祚)의 성곽은 아름답네
일곱 척 조그만 몸으로
경세(經世)를 어찌하겠나
-다산 시문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