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달뿌리풀, 물억새
2024. 11. 15. 08:18ㆍ사진/야생화
□갈대
갈대
천 상 병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갈대의 춤
이 홍 섭
잎을
다 던져버린 나무들이야말로
흐르는 강물의 비밀을
알 것 같으다
사시사철 푸르른 잎 튀웠던
나무들이야말로
강물의 끝을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으다
그러나, 온몸의 피
다 던져버린 갈대의 춤은
얼마나 외로우리
바람 불면 우거지는
슬픔의 면적은
또한 얼마나 넓으리
강물 흐르다 멈춘 자리에
나를 멈추어 세우고
정신없이 바라보는
저 황홀한 춤
□달뿌리풀
□물억새
억새꽃
이 재 환
흰머리 휘날려도
멋진 모습 변함없고
억새 슬피 울면서도
찾는 이 반겨주네
바람에 흔들려도
비가 내려도
쓰러지지 않는
억척스러운 억새꽃
억새
최 원
해 저물녘
흰머리 풀어헤치고
정신없이 흔들거린다
날선 몸이 시린 바람에
속절없이 꺾이는
늦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