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6. 16:56ㆍ사진/야생화
담양 죽녹원(潭陽 竹綠苑)은 전남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성인산 일대에 죽림조성을 하면서 2003년 5월에 개장한 대나무 정원이다. 총 8개의 대숲길을 따라 산책을 즐기며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푸르게 자란 대나무들이 싱그럽게 펼쳐져 있다.
담양 죽녹원(潭陽 竹綠苑)엔 흰 눈이 쌓여 있다.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있는 대나무
곧은 모양과 사철 푸른빛을 잃지 않아 지조 절개 강직을 상징하는 나무다.
쭉쭉 뻗어 오른 푸른 대나무 사이로 햇살이 퍼지고 있다.
사각거리는 댓잎의 소리....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시원해지고, 머리가 쇄락해진다.
쌓인 흰 눈이 푸른 대나무를 더욱 푸르게 만들고 있다.
상큼한 대밭을 이곳저곳 걸으며 싱그러운 죽향을 만끽한다.
대숲에 서서
신 석 정
대숲으로 간다
대숲으로 간다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자욱한 밤안개에 벌레소리 젖어 흐르고
벌레소리에 푸른 달빛이 배어 흐르고
대숲은 좋더라
성글어 좋더라
한사코 서러워 대숲은 좋더라
꽃가루 날리듯 흥건히 드는 달빛에
기척 없이 서서 나도 대같이 살거나.
대나무
이 남 일
높은 곳을 향하여
대순은
단숨에 연한 몸을 밀어 올린다.
한 마디 한 마디
푸른 마디를 밀다 보면
머리끝은 문득 숲을 제치고
눈부신 햇살에 닿는다.
풀잎 같은 대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푸른 꿈을 향해
시간의 마디를 곧추 세운다.
그리하여 마디뿐인 줄기는
단단한 절개만 남아
꺾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대나무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담양읍에 있는 한국 유일의 한국대나무박물관이다
대나무박물관의 대숲 산책길에는 업평죽이 심어져 있고, 대나무 품종원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희귀 대나무를 식재하여 적응력 및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대나무 숲에서
최 장 오
댓 잎이 연초록 치마처럼 흔들릴 때 댓 숲으로 가라
댓 숲이 침묵하면 참새조차 숨을 죽인다
가만히 귀 기울여 봐
마디를 키우는 소리가 들릴 꺼야
공명을 채워 부러지지 않도록 휘어지는 연습을 하는 거지
댓숲이 비를 맞으면 마디마다 슬픔이 차곡차곡 쌓인다
가만히 발걸음 멈춰 봐
텅 빈 대나무 속에서 옅은 울음이 들릴 꺼야
슬픔을 삭혀 공명을 채우는 거지
댓 숲에 바람이 불면 댓잎은 옅은 치마처럼 펄럭인다
가만히 그를 만져 봐
잎새가 전하는 떨림을 느낄 꺼야
청년의 푸른 핏줄처럼 의연하게 단련하는 거지
정오의 해가 입맞춤 할 때 댓 숲으로 가라
댓 숲에 가면 통통하고 익어가는 소리가 들릴 꺼야, 가만히 들어봐
대나무 크는 소리야
어린 죽순이 쭉쭉 뻗어 일생에 최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지, 왜 인지 알아
지가 구부러질 수 있는 한계를 가늠하는 거지
죽순이 삐죽삐죽 겁도 없이 커 가다가 작아지지, 왜 인지 알아
행간에 의미를 숨겨 넣듯, 마디마다 내실을 다지는 거지
댓 잎이 검푸른 파도처럼 흔들릴 때 댓 숲으로 가라
아침처럼 고요한
일몰처럼 묵직한 침묵이 있다
거기 꽉 찬 침묵이 있다
검푸른 빛으로 익은 마디마다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댓잎 펼친 대나무군락지
서 윤 덕
초록초록 댓잎 싱그럽다
우뚝우뚝 대나무 장하다
하늘 향해 올곧게 선 대나무
초록손가락 힘 있게 펼쳤다
누구보다도 더 높게 솟아오르는 힘
누구에게도 침범당하지 않는 강함
다가가 만진다
한발 뒤로 가서 우러른다 우러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