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말나리

2023. 6. 6. 09:18사진/야생화

세찬 비를 맞으며 산중을 밝히고 있는 하늘말나리꽃

 

꽃잎에 맺혀 있는 무수한 물방울이 투명하여 아름답다

 

세찬 빗줄기를 맞으며 산중을 밝히는 하늘말나리. 꽃잎에 물방울이 무수히 맺혀 있다. (사진 촬영; 응석봉을 오르며 2012.7.11)

 

차단기를 지나 계곡을 따라 이어진 임도를 따라 걸어 오르니 우레 같은 물소리가 들리는 선녀탕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왼편 임도는 십자봉을 지나 웅석봉 오르는 길이고, 등로 표시가 없는 정면의 선녀탕 쪽으로 이어진 희미한 산길은 곰골로 이어지는데 웅석봉 정상으로 접근하는 짧은 길이지만 길도 희미하고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위험 구간이다. 선녀탕 삼거리에서 우측 왕재로 오르기로 결정한다. 무리 지어 붉게 핀 하늘말나리가 이 길로 어서 오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계곡의 폭포와 암반들이 줄줄이 보인다. 빗줄기가 세차다 여리다 반복하며 내린다. 비를 맞으며  푸른 숲을 배경으로 하늘말나리는 붉은 꽃을 피워 산중을 밝히고 있다. 발길을 멈추고 빗물인지 땀인지 흐르는 물기를 훔치며 하늘말나리를 바라본다.

 

여름 계곡   

김 대 식

 

여름이 운이 좋아
푸른 녹음을 만나 머물러가는 계곡
괜스레 비바람이 몰아치더라.
개울물이 바위와 함께 조잘대는데
장마가 그 꼴 못 보고
오락가락 훼방을 놓더라.
하늘말나리 해를 보며 다소곳이 웃는데
심술궂은 장맛비
고개도 못 들게 퍼부어 대더라.

사랑이야 달콤했지, 아름다웠지.
그러나 이별은 속으로 터지는 아픔이더라.
길고 긴 그리움이더라.
사랑은 짧고 그리움은 길고 길더라. 뭐 이런 말이지.

바람이 불더라.
심술궂은 비바람이 불어대더라.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흐르는 눈물 씻어주는 건
그래도 바람이더라.
흐르는 눈물 감춰주는 건
그래도 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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