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銀河)의 중심

2020. 5. 21. 17:34천문, 천체/천문, 천체

여름밤 별자리

靑山 손병흥

하얗게 박꽃처럼 날밤을 새운 밤하늘
손에 잡힐 듯 달빛 어린 고요함이 피어난

일렁거리는 부채바람으로 어둠을 불사른
깊어져간 밤하늘에 무수한 별빛 드리운 채

나지막이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노래 가락
밤새 느릿느릿 풀벌레 울음소리 숨어들던 밤

선한 눈빛 시로 물든 이슬 떨쳐버린 그리움
별을 따라 무더위피해 마실 나가버린 밤하늘

불면의 밤 수놓은 쏟아져 내리는 별무더기로
반짝이는 별 신비로운 은하수 향연 펼치던 사연

 

울산바위와 은하수 :  사진 중단 왼쪽 밝은 구체는 화성이고, 오른쪽으로 궁수자리, 전갈자리 꼬리 부분, 사진 중단 맨 오른쪽의 붉은 별은 전갈자리의 알파별 안타레스이다.  궁수자리 오른쪽 비껴 위 밝은 별은 토성 ( 2018.7.17)

 

궁수자리와 전갈자리 쪽을 보라.

당신은 은하의 중심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쉽게도 북반구의 경우 이 별자리들은 남쪽 지평선 위로 높이 올라오지 않는다.

 

찻주전자의 주둥이 가까이에 지구로부터 3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수 은하의 중심이 감춰져 있다.

이 영역은 수많은 별과 성단이 태어나는 작열하는 성운과 거무스름한 먼지와 기체로 가득 찬 망원경의 낙원이다.

찻주전자의 북쪽 하늘에서는 메시에 천체를 다른 어느 영역보다도 더 많이 볼 수 있다.

'희미한 얼룩들'이 마치 찻주전자의 주둥이에서 나오는 증기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은하의 소용돌이 중심에는 전파와 엑스선과 감마선을 방출하는 궁수자리 A라는 에너지원이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태양의 수백만 배 질량을 가진 거대 블랙홀과 관련 있다고 믿는다.

블랙홀은 매우 강력한 중력장을 가진 고밀도의 천체다.

블랙홀은 물질을 끌어당기고 물질은 그 깊은 구렁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 막대한 에너지를 복사한다.

그 구렁 속에서는 빛조차 빠져 나올 수 없다.

우주의 역사 초기에 별과 먼지와 기체가 모여 우리 은하 중심에 이 괴물을 만든 게 틀림없다.

이것은 다른 은하들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형성된 은하의 블랙홀은 강력한 빛을 방출했고 우리는 이것을

아주 멀리 있는(그러므로 아주 오래된) 퀘이사 형태로 보고 있다.

 

< 쳇 레이모의 '아름다운 밤하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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