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의 후예

2020. 4. 30. 12:55천문, 천체/천문, 천체

조경철천문대 은하수

 

눈을 감아도 그가 날 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디.

 

눈꺼풀을 온 통 오렌지 빛으로 만들며 내 감은 눈을 무색게 만드는 것은 바로 태양이다.

눈을 뜨고 있을 땐 미처 몰랐는데 눈을 감고 해바라기를 하니 그 온기가 유별나다.

아, 왜 몰랐을까. 나를 있게 한 그 고마운 태양의 존재를.

 

 하루의 치열한 삶을 이젠 잠시 내려놓으라고 밤이 내린다.

낮을 군림하던 태양이 자리를 비운 동안, 늘 거기 있던 별들이 알아주지 않은 서운한 마음에 더욱 뽐내듯 그 자태를 드러낸다.

아, 왜 몰랐을까. 나와 태양을 있게 한 오묘한 우주의 조화를.

 

 눈을 감을 때, 마음이 열린다.

우주가 나를 위해 울리는 음악이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가끔 천문학을  천-'문학'이라고 뒤를 강조해 부른다.

과학인 천문학에 문학적 요소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결국 과학의 목표는 '더 나은 삶'이 아닐까. 

그리고 더 나은 삶이란 더 인간다운 삶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삶.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삶. 나의 역할을 아는 삶. 나의 인격을 지켜 주는 삶.

나는 하늘을 보며 거기에 새겨진 나를 본다.

우주를 연구하며 그 우주의 일부인 나를 알아간다.

그리고 나의 존재와 역활을 발견해 나간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우주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천문학자 이석영의 '초신성의 후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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