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3. 17:41ㆍ천문, 천체/천문, 천체
별똥별
유 진
시간은 오는 것이 아니라
가버리는 것
생각과 생각사이를 오가는
어제와 오늘이
스스로의 구덩이를 파고 눕는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시간 밖의 삶
지구의 리듬을 잡으려는
내 또 하나의 존재가
잘 익은 홍시처럼
뚝 떨어진다
수천억 개의 별의 중력의 힘으로 서로 결합된 은하는 결코 우주에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니다. 은하는 모이는 것을 좋아한다. 이 군집 본능은 은하가 서로 끌어당기게 만드는 중력의 힘에서 기인한다. 우주 구조의 단계는 우주 건축에서 잘 드러난다. 은하가 수십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별들을 맞아들이는 집이라면 , 수십여 개의 은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은하단은 우주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소규모의 30여 개의 왜소은하와 함께 국부은하군을 이룬다. 국부은하군은 수천만 광년에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결합체가 존재한다. 수천 개의 은하를 모아놓은 은하단은 6천만 광년에 걸쳐 있다. 이는 우주의 지방 도시에 해당한다. 우주 건축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대여섯 개의 은하단이 결합하여 수만 개의 은하를 포함하며 2억 광년에 걸친 초은하단을 형성한다. 우리의 국부 은하군은 수십 개의 다른 국부은하군과 은하단을 모아 놓은 국부초은하단의 일부를 이룬다. 이 초은하단들이 밀집하여 이번에는 수억 광년에 걸쳐 끝없이 펼쳐지는 은하 시트와 은하 필라멘트, 은하 장성(長城) 모양의 거대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거대 구조의 내부는 텅 비어 있어서 수억 광년을 가도 은하를 만날 수 없다. 은하는 우리가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밤의 어둠 속에서 우주라는 환하고 거대한 직물을 짠다. 시트와 필라멘트, 장성의 구조로 이루어진 초은하단은 이 직물의 '조직'을, 별들이 밀집된 은하단은 '매듭'을, 텅 빈 내부는 '(바늘)코'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우주라는 거대한 직물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우리 삶에서 때로는 엄청나게 중요한 자질구레한 일상사가 너무 하찮고 보잘것없이 느껴진다. 빛나는 별들로 가득한 이 하늘 건축은 우리에게 더 큰 비전을 가지라고 속삭인다. 그는 밤마다 일어나저 바깥 그의 존재 속에서 이미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대담한 느낌을 갖는 건, 은갖 별을 다 그의 얼굴에 담고 있기 때문이리. -라이너 마리아 릴케, '밤에 드리는 시'
< 트린 주안 투안의 '마우나케아의 어떤 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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