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山慈姑)

2020. 5. 3. 22:34시 모음/시

 

잎과 함께 자란 꽃줄기 끝에 지름;2.5cm 정도의 흰꽃이 위로 향해 피는;산자고(山慈姑) 6장의 꽃잎 바깥쪽에는 진한 자주색 줄무늬가 있다. 꽃말은 '가녀린 미소' 또는 '봄처녀'이다.

 

 

산자고
김 귀 녀

화장기 없는 민얼굴로 
비스듬히 누워 산 아래 내려다보며
창백하게 피어있던
너의 모습을 생각한다
밀물 썰물이 드나드는 작은 섬 귀퉁이에서
눈에 띌세라 숨죽여 핀 산자고
어쩜, 넌
지난 세월 날개를 펴지 못한 채
갈바를 알지못해
주저앉아 마냥 세월만 바라보던
애절한 나의 모습처럼
덤덤하게 피어 있었다
두근거림이 온통 파도처럼 일렁이던
그 시절에 나의 눈을 고정시킨
내 가슴에만 피어있던
꽃이었다
30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너를 다시 만나 반가운 날
잊을 수 없다 산자고, 너는
내 가슴에 피어있던
영혼의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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