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오줌
2018. 11. 6. 07:40ㆍ사진/야생화
노루오줌
김 승 기
누가 오줌이라 하느냐
홍자색紅紫色 꽃방망이
여름 하늘을 후렸다고
몹쓸 이름으로 불려져야 되느냐
후려낸 향내로 꽃물 아롱지는
온 누리의 기쁨 가득하지 않느냐
일생을 살면서
비단실 꽃술에 붉은 마음 담아
벌 나비 떼 불러들이는 사랑 베푸는데
무슨 지린내를 풍긴다고 야단을 떠느냐
누구나 흠 한 가지는 안고 사는 걸
모자라는 것 없다고 우기는 사람아
예쁘고 잘난 것 놔두고 못 보는 시샘이
꼭 뿌리까지 들추어 증명해내는
심술을 부려야 했더냐
아무렴, 수수꽃이 이삭을 닮았기로서니
그윽한 향기를 따를 수 있겠느냐
□노루오줌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 자생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갈색의 긴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는데 3출엽으로 잎자루가 길고, 전체가 삼각형 모양이며, 작은잎은 긴 계란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끝이 날카롭게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7~8월에 분홍색 도는 홍자색의 꽃이 줄기 끝에 다닥다닥 모여 피고, 9~10월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어린순은 식용하고, 한방에서「낙신부(落新婦)」라 하여 뿌리와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은, 이 풀의 뿌리에서 누린내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