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초
2018. 11. 4. 20:37ㆍ사진/야생화
기린초
김 승 기
무엇을 기다려
목을 늘였겠느냐
햇살 뜨거운 외로운 산골
앞산에서 뻐꾸기 울면
뒷산 수꿩이 함께 울어 주는
정다운 고향이어도
누가 반겨 쉽게 찾아오겠느냐
투박한 줄기
두터운 잎에서
피워 올리는 노란 별무리,
등불로 기억하는 이 있겠느냐
타는 가슴 식혀 줄
한 방울의 달콤한 이슬도 얻지 못하는
메마른 바위틈에서도
끈질기게 살아온 목숨
무엇인들 또 기다리지 못하랴
깊은 외로움
오래 젖어 느끼지 못하듯이
기다리는 일도 자기도취일 뿐,
약속 없는 기다림
희미해져 가는 그리움 앞에서
별빛 훈장의 열매마저 없다면
무슨 정열로 꽃 피우겠느냐
기린 목만큼이나 길게 높아지면
온다는 믿음
놓아 버릴 수 있겠느냐
□기린초
돌나물(꿩의비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 산과 들의 풀밭 또는 바위틈서리에 자생한다. 굵은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모여난다.
잎은 어긋나는데 거꾸로 된 계란형 또는 넓은 피침형으로 잎자루가 없고, 가죽질이며, 끝이 둥글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6~7월에 노란색의 꽃이 별 모양으로 피고, 8~9월에 별 모양의 열매가 검은 갈색으로 익는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한방에서「비채(費菜)」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잎이 다육질로 되어 있어 비가 오지 않아도 잘 견디며, 메마른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랄 정도로 생명력이 강인하고 번식력도 왕성하다. 관상초로 매우 적합하며, 꽃말은 「기다림」,「인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