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산솜다리 꿈 여무는 恐龍陵線을 넘다

2014. 7. 5. 09:51나를 찾아 걷는 길/雪嶽에 머물고 싶다

(2) 산솜다리 꿈 여무는 恐龍陵線을 넘다

       2014. 6.16

 

공룡능선과 천불동, 멀리 울산바위와 동해가 바라 보인다

 

 

공룡릉선과 천화대의 백미 범봉.  범봉 뒤로 구름이 피어 오르고 있다.

 

 

雪嶽山 恐龍陵線 (대한민국 명승 제103호) 

공룡능선은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중심 능선이다.

바위가 뾰족하여 마치 공룡의 등같이 생겨 용솟음치는 것처럼 장쾌하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공룡릉은 마등령에서 신선봉아래 무너미재까지의 능선을 가리키며, 영동. 영서의 분기점으로 구름이 

자주 끼는 등 기상변화가 시시각각 변한다.

 

내설악의 가야동계곡과 龍牙長城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설악의 천불동계곡부터 

동해 바다까지 시원하게 쳐진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구름이 휘감은 공룡능선의 모습은 마치 신선의 영역을 보는 듯한 초절정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준다.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일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다.

 

화채봉 능선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 

소청대피소 앞 뜰에서 일몰을 본 후 공룡능선을 가슴에 품고 잠자리에 든다.

눈을 뜨니 꼭두새벽이다.

몸은 충분한 휴식으로 재충전되어 가볍기만 하다.

  

당신을 껴안고 누운 밤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돌 하나 품어도

사리가 되었습니다.

          - 이성선의 산시 '산달(山月)'

 

주섬주섬 짐을 챙겨 밖을 나서니 새벽 4시10분이다.

벌써 밖에는 취사를 하여 식사를 하고 있는 산님도 두서넛 보인다.

희운각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산길을 오른다.

엎드린 푸른 산 능선 위로 붉은 기운이 퍼지고 있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사스레나무 잎이 파르르 떤다.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사스레 나무가 파르르 떨고 있

바람에  사스레나무 잎이 파르르 떤다.

희운각과 중청 오르는 갈림길에 올라선다.

"오늘 일출이 몇 시예요?"하고 물어온 봉정암에서 출발한 세 분 보살님과 헤어져 희운각 방향으로 내려선다.

 

아주 천천히 걸으며 여명을 즐긴다.

나뭇잎 사이로 둥근 해가 솟아오른다.

전망 좋은 바위 위에 올라 화채봉 위로 솟아오르는 아침 해를 본다. 

고사목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해발 1,320m의 화채봉華彩峰은 화채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봄 여름에 여러 가지 야생화가 능선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 아침 산이

물방울

음악이다

 

세상이 꽃으로 피어난다

 

이제

더 갈 데가 없다

       -이성선 산시 '황홀'

 

나뭇잎 사이로  솟아오르는  아침 해

 

화채봉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하늘꽃밭 공룡능선恐龍陵線

 

웅성거리는 산님들과 희운각대피소에서 아침 식사 하고 식수를 챙긴 후 공룡능선을 향한다. 무너미재와 공룡능선 갈림길에서 왼편 길로 들어서서, 첫 번째 봉우리 신선봉을 향하여 천천히 오른다.

가파른 암벽 철주에 걸려있는 쇠사슬을 잡고 숨 가쁘게 올라, 바위 길을 돌아나가 다시 가파른 바위길을 

올라서니 신선봉 안부다. 해골바위가 있는 이곳 신선봉 안부鞍部는 공룡능선 중 최고의 전망대다.

恐龍陵에  장쾌하게 솟아 오른 수많은 尖峰들이 하늘꽃을 피우고 있다.

범봉을 위시한 20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모여 만든 하늘꽃밭 천화대天花臺, 

범봉은 '범선의 돛대처럼 우뚝 섰다'라는 의미로 추정되며 天花臺의 가장 수려한 봉우리다.

날카로운 1275봉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 뒤로 세존봉. 유선대. 장군봉, 그리고 옆으로 울산바위, 동해가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해골바위를 뒤로하고 앞을 바라보면 용의 이빨(龍牙)처럼 날카로운 20여 개의 크고 작은 암봉들이 성처럼 길게 

둘러쳐진 龍牙長城과 골 깊은 가야동계곡, 그 뒤로 대청 중청에서 흘러내린 서북능선이 내설악을 圍繞하며 달리고 있다.

귀때기청봉 그리고 안산이 아스라이 바라 보인다.

사진촬영을 부탁한 많은 산님들이 다 떠나간 후에도 無念 無想 바위에 앉아 설악산 산중미인들과 문답한다.

 

공룡능선과 외설악 전경

 

천화대의 백미인  범봉 주위로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아침 햇살을 받은 恐龍陵線의 수많은 尖峰들.  모두 하늘에 핀 꽃들이다.

 

'범선의 돛대처럼 우뚝 선' 오른편 범봉은  天花臺  중 가장 수려한 봉우리다.

 

 

 

해골바위 뒤로 용아장성, 그리고 멀리 안산이 바라 보인다

 

두 번째, 세 번째 산봉우리인 1184봉과 노인봉을 돌아 넘으며 기암괴봉이 만들어내는 형상을 감상한다.

이런 형상인가 하면 또 다른 형상으로 보이고,  그리곤 또 아무 형상 같지도 않은 수많은 奇岩들.

奇奇妙妙하여 萬物相이라 명한다.

 

 

 

 

 

奇岩너머로  용아장성과 그 뒤편으로 귀때기청봉 그리고 안산이 바라보인다

 

 

 

 

 

 

 

 

 

                                                                         

 

 

천화대 암봉들

 

 

 

 

 

 

왼편은 노인봉, 뒷편으로 대청. 중청이 우뚝하다

 

 

 

 

 

 

 

 

 

 

1275봉 오르는 초입 바윗길에는 철주를 박아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밧줄이 끝난 지점부터는 가파른 오름 길이다.

돌아서 뒤를 보니 기둥바위 뒤로 천화대 뾰족한 봉우리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다. 

가쁜 숨결을 토해내며 공룡능선 중 가장 뾰족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1275봉 안부에 도착한다.

공룡능선의 중간 지점인 이곳 안부는 여유롭고 시원한 전망대다. 

배낭을 내려놓고 기암의 만물상과 기봉들을 감상한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산솜다리.

끊임없이 불어오는 강풍을 용케도 견디며 살아간다.

안개가 보내준 이슬 먹으며 설악산 높은 암봉에서 바람과 구름을 벗하며 살아가는 하늘꽃.

솜다리의 꿈이 여물고 있다.

  

우주를 안아 보려는 꿈이

높은 산을 오르게 했을까

雪嶽의 암석 위에서

이슬 먹고 피는

꽃이여

 

솜털로 온몸을 둘렀어도

비바람 치는

벼랑 끝

바위를 붙잡은 손이

얼마나 시릴까

 

하늘을 가까이하려면

그만한 아픔쯤이야 견뎌야겠지

                       

그래도 그렇지

한여름에도

뼛속까지 저려 오는 추위 아랑곳없이

어쩜 그렇게도 따뜻하게

웃음 지을 수 있을까

                        

일생을 살면서 차가운 마음자리

흐리고 눈비 올 때마다

푸근하게 햇살 비춰 주는

너는 내게 거울이다

- 김승기의 '솜다리'

 

1275봉 오르는 초입 길에는 철주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위로 1275봉이 보인다.

 

 

1275봉 아래 기둥바위 뒤로  천화대 뾰족한 봉우리들... 오른편은  노인봉,  뒤편  멀리 대청봉과 중청이 보인다

 

 

1275봉, 비상하는 새의 형상이다    왼편으로 나한봉이 보인다

 

 

산솜다리가 오늘도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산솜다리는 우리나라 북부의 깊은 산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특산식물이다.

생육환경은 주변습도가 높은 곳으로 안개가 많은 곳과 온도차가 많으며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음지 바위틈에서 잘 자란다.

키는 7~22㎝ 정도이고, 잎은 양면이 회백색이고 다소 누른빛이 돌며 면모와 짧은 털이 있고, 뿌리에서 생긴 잎은 길이 2.5~4㎝, 

폭은 약 0.5㎝로 개화 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꽃은 줄기 끝에서 피고 회백색의 털이 밀생하며 연한 황색으로 달린다.   

열매는 10월경에 긴 타원형으로 달린다.

 

산솜다리의 꿈이 여물고 있다.

 

1275봉을 한 없이 내려가는데 돌길 따라 아래로 내려 뻗은 신비로운 바위로 인하여 어느 별세계를 향하여 내려가는 듯하다. 

앞으로 가야 할 직암봉과 나한봉이 바라보인다.

奇岩怪峰의 연속이다.

尖峰의 허리를 돌며 오르내린다.

바위틈에 자라는 금강봄맞이꽃이 보인다.

함박꽃나무 순백의 꽃들이 여기저기서 푸른 숲 속을 환히 밝히고 있다.

금강봄맞이꽃, 함박꽃나무 순백의 꽃은 설악산 산중미인이다.

나무와 숲이 내뿜는 향기, 야생화의 맑은 향기, 바위들이 내뿜는 기운과 향기......

이러한 산내음이 좋아 나는 높은 산 구름 골을 헤맨다. 

  

안갯속 높이 솟은 산에

잃은 소 찾으러 간다

 

일생을 탕진하고도 안 되어

늙어 구름 골을 아직 헤맨다

                -이성선 산시 '생을 탕진하고도'

 

앞으로 가야 할 직암봉과 나한봉이 바라보인다

 

 

아래로 내려 뻗은 신비로운 바위로 인하여 어느 별세계를 향하여 내려가는 듯하다.

 

 

 

  

 

 

금강봄맞이꽃

 

 

함박꽃나무

 

 

함박꽃나무

 

 

 

 

 

 

 

 

안부에 내려서니 양편으로 직립한 암봉 사이로 올연兀然히 솟아 있는 세존봉이 바라보인다.

그 아래는 천길 떨어진 설악골이다.

멀리 울산바위가 바라보인다.

왼편은 가야동 깊은 계곡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옷을 흥건히 적신 땀방울을 식힌다.

  

직립한 암봉 사이로  兀然 히 솟아 있는 세존봉.  멀리 울산바위가 보인다.

 

 

직암봉을 향하여 걷는다.

좁고 가파른 돌부리를 잡고 오르니 평평한 좁은 바위 절벽 위다.

뒤를 돌아보니 직립한 암봉 한 귀퉁이에 크기는 작지만 가지가 축축 늘어진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위태로운 바위틈에 뿌리박고 자라는 천년송! 

나도 모르게 탄식한다.

낙락장송落落長松 천년송千年松이다.

멀리서 화채봉이 은근히 내려다보고 있다..

 

오직 그대만을 향한
옷고름 굳게 걸어 잠그고
안개 덮인 신비로움

일편단심 자태 속에
민족의 얼
꾸밈없이
그대로 지녔어라

천년송
바위틈 뿌리내린
변함없는 향기여라

- 박종기 '한복 여인'

 

  맑아진 하늘엔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직암봉을 넘고 나한봉 너덜길을 넘어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신선봉, 1184봉, 노인봉, 1275봉, 직암봉, 나한봉 6개 산봉우리를 지그재그 돌아 넘었다.

이제 공룡능선의 끝 마등령을 향한다.

 

落落長松 千年松.  멀리 화재봉이 은근히   내려다보고   있다.

 

천년송 위로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직암봉, 왼편이 1275봉 그리고 뒤로  용아장성과  대청 중청이 보인다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그리고 멀리 안산이 바라보인다 .

 

 

나한봉

 

세존봉 유선대 장군봉 적벽 그리고 멀리 달마봉과 동해가 조망된다.

 

 

세존봉 유선대 장군봉 적벽 그리고 멀리 달마봉과 동해가 조망된다.

마등령 오르는 초입에는 산꿩의 다리가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고 있다.

산길에는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고 있다.

 

산꿩의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