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꽃을 본 것은

2013. 10. 9. 20:34시 모음/시

담배 꽃을 본 것은

나 희 덕

 

마흔이 가까워서야 담배꽃을 보았다
분홍 화관처럼 핀 그 꽃을        

 

잎을 위해서
꽃 피우기도 전에 잘려진 꽃대들,
잎 그늘 아래 시들어가던
비명소리 이제껏 듣지 못하고 살았다

 

툭, 툭, 목을 칠 때마다 흰 피가 흘러
담뱃잎은 그리도 쓰고 매운가
담배 꽃 한줌 비벼서 말아 피우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족두리도 풀지 않은 꽃을 바라만 보았다

 

주인이 버리고 간 어느 밭고랑에서
마흔이 가까워서야 담배 꽃의 아름다움을 알았다
하지(夏至)도 지난 여름날
뙤약볕 아래 드문드문 피어 있는,
버려지지 않고는 피어날 수 없는 꽃을

 

주인이 버리고 간 어느 밭고랑에서 피어난 담배 꽃

 

 

                  

 

□담배

가지목 가지과에 속하는 관속식물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1.5~2.0cm이다. 줄기와 잎에 샘털이 많아서 만지면 끈적거린다. 잎은 어긋나며, 타원형으로 길이 10~30cm, 폭 8~15cm이다. 잎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물결 모양이다. 잎자루는 짧고, 날개가 있다. 꽃은 7~8월에 줄기 끝에 원추꽃차례로 달리며, 연한 붉은색이다. 꽃자루는 길이 1~2cm이다. 꽃받침은 통 모양으로 길이 1~2cm이며, 샘털이 있다. 화관은 5갈래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이며, 꽃받침에 싸여 있으며, 씨가 많이 들어 있다. 한해살이풀로서 밭에서 재배하며,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남아메리카 원산이고, 우리나라 전국에서 재배가 가능하지만, 주로 중부지방(충청북도, 경상북도)에서 재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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