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2013. 10. 11. 13:40시 모음/시

누렇게 변한 밭에는 수수가 익어가고 있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김 길 남

 

누우런 산 마루 길
벼와 수수 익어
고개를 숙여 가고

 

깨는 익어 입을 벌려
하얀 속알 쏟아 질라 애가 타
갈색 체구는 바짝바짝 말라가면서

 

고구마는 예나 지금이나
초록 잎 갈색 줄기 탐스러히
땅안에 보물들을 품고 있다

 

노란 꽃 줄기 줄기 매달은 감나무
잎은 줄먹 줄먹
낙엽으로 변하려나 재색을 잃어가고

 

쥐구멍 막아 줄 밤송이
입을 넋놓아 벌리고서
지나가는 산객에게 박시를 배품인가

 

알밤을 후두두 ..........
퉁실한 밤 몇알이 가랑 잎 비집고 숨으며
술레잡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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