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2013. 1. 27. 15:07시 모음/시

성혈사 석등

 

무산심우도(霧山尋牛圖)

霧山 曺五鉉

 

심우尋牛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1


누가 내 이마에 좌우 무인拇印을 찍어놓고

누가 나로 하여금 수배하게 하였는가

천만금 현상으로도 찾지 못할 내 행방을.

천 개 눈으로도 볼 수 없는 화살이다.

팔이 무릎까지 닿아도 잡지 못할 화살이다.

도살장 쇠도끼 먹고 그 화살로 간 도둑이어.


견적見跡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2

 

명의名醫, 진맥으로도 끝내 알 수 없는 도심盜心

그 무슨 인감도 없이 하늘까지 팔고 갔나

낭자히 흩어진 자국 음담淫談 속으로 음담 속으로

세상을 물장구치듯 그렇게 산 엄적掩迹이다

그 엄적 석녀石女가 지켜 외려 죽은 도산倒産이다.

그물을 찢고 간 고기 다시 물에 걸림이어.

 

 견우見牛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3

 

어젯밤 그늘에 비친 고삐 벗고 선 그림자

그 무형의 그 열상裂傷을 초범으로 다스린다?

태어난 목숨의 빚을 아직 갚지 못했는데

하늘 위 둔석窀穸에서 누가 앓는 천만喘滿이다

상두꾼도 없는 상여 마을 밖을 가는 거다

어머니 사련의 아들 그 목숨의 반경反耕이여.

 

득우得牛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4

 

삶도 올거미도 없이 코뚜레를 움켜잡고

매어둘 형법을 찾아 헤맨 걸음 몇만 보냐

죽어도 한뢰旱雷로 우는 생령이어, 강도여.

과녁을 뚫지 못하고 돌아오는 명적鳴鏑이다

짜릿한 감전의 아픔 복사해본 살빛이다

이 천지 돌쩌귀에 얽혀 죽지 못한 운명이여.

 

목우牧牛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5

 

돌도 풀도 없는 그 성부城府의 원야原野를

쟁기도 보습도 없이 형벌처럼 다 갈았나

이제는 하늘이 울어도 외박할 줄 모르네.

마지막 이름 두 자를 날인할 하늘이다

무슨 그 측연測鉛으로도 잴 수 없는 바다다

다시금 반답反畓을 하는 섬지기의 육신이어.

 

기우귀가騎牛歸家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6

  

징 소리로 비 개이고 동천洞天 물소리 높던 날

한 웃음 만발하여 싣고 가는 이 소식을

그 고향 어느 가풍에 매혼埋魂해야 하는가.

살아온 죄적罪迹 속에 못 살릴 그 사구死句다

도매盜賣할 삶을 따라 달아난 그 탈구脫句다

그 무슨 도필刀筆을 잡고도 못 새길 양음각陽陰刻이어.

 

망우존인忘牛存人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7 

 

과태료 백 원 있으면 침 뱉아도 좋은 세상

낚시를 그냥 삼킨들 무슨 걸림 있으리까

살아온 생각 하나도 어디로 가버렸는데.......

눈감고도 갈 수 있는 이승의 칼끝이다

천만 개 칼만 벼르는 저승의 도산刀山이다

이.저승 다 팔아먹고 새김질하는 나날이어.

 

인우구망人牛俱忘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8

 

히히히 호호호호 으히히히 으허허허

하하하 으하하하 으이이이 이흐흐흐

껄껄껄 으아으아 우후후후 후이이

약 없는 마른버짐이 온몸에 번진 거다

손으로 깊는 육갑六甲 명씨 박힌 전생의 눈이다

한 생각 한 방망이로 부셔버린 삼천대계三天大界여

 

반본환원返本還原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9

 

석녀와 살아 백정을 낳고 금리金利 속에 사는 뜻을

스스로 믿지를 못해 내가 나를 수감했으리

몇 겁을 간통당해도 아, 나는 아직 동진童眞이네.

길가의 돌사자가 내 발등을 물어

놀라 나자빠진 세상 일으킬 장수가 없어

스스로 일어나 앉아 만져보는 삶이여.

 

입전수수入廛垂手

무산심우도 霧山尋牛圖 10

 

생선 비린내가 좋아 견대肩帶 차고 나온 저자

장가들어 본처는 버리고 소실을 얻어 살아볼까

나막신 그 나막신 하나 남 주고도 부자라네.

일금 삼백 원에 마누라를 팔아먹고

일금 삼백 원에 두 눈까지 빼 팔고

해 돋는 보리밭머리 밥 얻으로 가는 문둥이어, 진문둥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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