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강

2010. 2. 1. 09:53시 모음/시

                       

 

 

아침 강

송 수 권

 

누이야, 동트는 우리 새벽 강물

너는 따라가 보았는가

수런수런 큰 기침하며 강가에 나와

우리 산들 얼굴 씻는 것

어떤 산은 한 모금 물 마시고 쿠렁쿠렁

양치질하는 것

어떤 산은 밤새도록 발을 절고 내려와

발바닥 티눈을 핥는 것

누이야, 너는 그런 동트는 새벽 강물

따라가 보았는가

물총새 한 마리가 담청색 날개를 털어

저 혼자 반도의 아침을 깨우는 것

반짝, 뜨는 은피라미 떼 몰아다 벼랑 끝 감춘

제 새끼들에게 아침 밥상 차리는 것

그 벼랑 끝 삼존마애불 은은한 미소 감도는 것

그 반도의 아침 강을 따라가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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