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나리

2009. 4. 30. 21:46사진/야생화

애기나리

김 숭 기

 

몸을 낮추면 보인다
아무리 키 작은 조그마한 풀꽃이라도
엎드리면 보인다, 다 보인다
봄이라며 많은 꽃들 여기저기서 피어올라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던 애기나리꽃이
가까이 아주 가까이, 맑은 시냇물 흐른다는
청계산 산길에서 지천이다
쭉쭉 키를 세우며 솟아오르는 나무들이
신록으로 물빛 더할 때 찾아가면
숲 속 낮은 곳에서 가장 작은 몸으로
온산을 뒤덮는 하얀 꽃들
반가워도 인사 한번 제대로 못하고
수줍어 발밑에서 고개 숙이고 있다가도
오오, 이름 불러주면 꽃잎 팔짝 치켜드는 얼굴
해맑은 웃음이 뚝뚝 떨어진다
몸을 낮춘다는 건 사랑한다는 거
사랑은 허리 굽히며 엎드려야 된다는 거
조용히 가르쳐주고 있는 애기나리꽃
어디에 숨어 피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자주 보아주고 자주 이름 불러줘야 하느니
그러나 빠르게 치닫는 사랑이 아니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금은 게으르게, 느린 발걸음으로
오래 허리 굽히고 엎드려야 하느니
그래야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수줍은 듯 항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애기나리. 얼굴을 언뜻언뜻 보여줄 때엔 해맑은 미소가 너무나 아름답다.

 

□애기나리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의 산 숲 속에서 무리 지어 자생한다. 땅속줄기는 옆으로 뻗고, 땅위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막질(膜質)로 된 엽초(葉鞘) 모양의 잎이 밑동을 감싸고 잎자루가 거의 없으며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4~5월에 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피고, 6~7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다. 어린잎과 줄기는 식용하고, 한방에서「보주초(寶珠草)」라 하여 뿌리줄기를 약재로 쓴다.「애기나리」와「큰애기나리」는 서로 비슷하여 혼동하기 쉬우나, 하나의 줄기에 한 송이의 꽃이 피면「애기나리」이고, 하나의 줄기에 두 송이 이상의 꽃이 피면「큰애기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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