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목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울릉도 비경

2025. 2. 18. 16:13시 모음/기행문

향목전망대(香木展望臺)에서 바라보는 울릉도 비경(秘境)

 

태하마을 하늘은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와 뒤덮이기 시작한다.

태하향목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향목 전망대에 가기 위해 매표소에 들르니 먼저 해안산책로를 둘러보고 오라고 한다.

생각 해보니, 사람이 더 모이면 운행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해안산책로를 가기 위해 절벽 가까이 있는 나선형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한 번 돌아 오를 적마다 해안의 풍광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태안마을 해안의 올망 졸망한 첩첩의 산들이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로 인하여 신비로워진다.

철다리를 건너 해안 절벽을 돌아 나가니 강풍이 휘몰아친다.

모자 턱끈을 바짝 조인다.

파도가 몰려와 해안가 바위에 부딪쳐 흰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고, 검은 바위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며 스러진다.

바위를 때리는 철썩철썩 들려오는 해조음(海潮音)을 들으며, 강풍을 맞으며 절벽 해안 산책길을 걷는다.

무리 지어 해맑게 핀 왕해국이 보인다.

울릉도 바닷가에 자라는 왕해국은 꽃이 크고 빛깔도 선명하다. 

털로 덮인 주걱 모양의 잎은 줄기에 촘촘히 나 있고 꽃대도 나지막하여 해풍에 능히 견딜 수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가파른 암벽의 척박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왕해국은 맑고 기품이 있어 보인다.

 

해안 산책로로 가기 위해서는 나선형 계단을 올라 철제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올망 졸망한 첩첩의 산들이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로 인하여 신비로운 태하 마을 해안 풍광(風光)
해안길 아래로 파도가 밀려와 바위 위로 부셔지고 있다
절벽 해안길
가파른 암벽의 척박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왕해국

 

해국   

김 근 이

 

바다만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수평선을 사모하여
다가갈 수 없는 그곳에
그리움을 심어 놓았습니다
바위틈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봄여름 태양의 정성으로
키워온 꿈을
가을 이른 새벽 서리로
꽃을 피웠습니다
화사한 외로움의 꽃을
피웠습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에
몸을 적시며
수평선 위로 날아오르는
물기 젖은 그리움을 접어
파도 소리로 잠재웠습니다  

 

왕해국 - 털로 덮인 주걱 모양의 잎은 줄기에 촘촘히 나 있고 꽃대도 나지막하여 해풍에 능히 견딜 수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해안 산책길 끝에 다다르니, 산 꼭대기로 오르는 까마득하게 이어진 계단이 보인다.

다시 돌아가 태하향목 관광모노레일을 탈까 하다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걸어서 향목전망대(香木展望臺))로 가기로 하고 앞장서 오른다.

언덕 위를 올라서니 이정표가 사라진다.

어림짐작하여 산 위로 향하는 오솔길 따라 오른다.

숲 속에서 하얀 물결이 일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부지갱이나물(섬쑥부쟁이) 밭이다.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들이 바람이 불적마다 하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힘들게 올라온 노력을 보상해 주는 듯,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숲 속 오솔길은 고즈넉하여 심상을 맑게 한다.

향목 관광모노레일 승하차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아름드리 상록수가 우거져 햇빛을 가리는 어둑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향목전망대" 이정표가 가리키는 나무계단을 올라 돌아 나가니  원형의 하얀 태하등대(台霞燈臺)가 보이고 멀리 향목정(香木亭)이 보인다.

 

만발한 섬쑥부쟁이 꽃( 울릉도에서 특산물로 재배하고 있는 부지갱이나물)
태하등대(울릉도 등대) - 1958년 울릉군 지역 최초의 유인등대로 점등되었으며, 2003년 10월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프리즘 렌즈 회전식 대형 등명기를 설치하여 선박의 안전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향목정(香木亭)이 언덕 위로 보인다

 

태하향목전망대(台霞香木展望臺)



태하향목전망대에 서서 울릉도 북면 해안을 바라보니,  아! 아!   울릉도 비경이 펼쳐져 있다.

아!  이 시원한 눈 맛

멀리 바다를 향해 뿔처럼 솟아 오른 송곳산, 그 앞으로 노인봉, 현포항 , 그리고 깎아지른 해안 절벽 향목령이다.

파도가 밀려와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10대 비경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화룡점정 코끼리 바위가 코를 박고 바닷물을 마시고 있다.

바로 눈앞 해안 절벽 위로 솟은 산이 향목령(300m)이다.

향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향나무재"라 불러오다가 일제 강점기 한자어 표기 때 향목령(香木嶺)으로 되었다.

성인봉에서 미륵산 주능선이 흐르다 미륵산에서 지맥으로 갈라져 초봉을 거쳐 향목령에 이르렀고, 대풍령으로 이어지다 대풍감 바위 절벽되어 바다에 떨어진다.

 

우리나라 10대 비경 중의 하나로 선정된 울릉도 비경 -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 앞쪽부터 향목령, 현포항, 노인봉, 송곳산 그 왼쪽 바다에 공암이 보인다.
파도가 밀려와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공암(孔岩) - 일명 '코끼리바위'라고도 불린다

 

 

"코끼리 바위" 라 처음 이름 지은 여영택 시인의 시를 옮겨 본다.

 

코끼리 바위 

성인봉에서 풀을 뜯다가

나리분지에서 감자를 뒤지다가

송곳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보니

출렁거리는 물결소리 들리기에

산자락에 내려온 코끼리.

코를 물에 잠그고

바닷물을 한참 마시다가

조그만 눈을 희번덕

수구선이 좀 낮아졌나

흘겨보는 코끼리.

 "아직 더 한참 들이마셔야 줄겠구나"

귀를 떨어 보이는 코끼리.

< 코끼리 바위 : 천부에서 송곳산 가는 도중에 있음. 필자가 이름 짓다. 1971.3.27. 토. 맑음 >

 

태하등대 근처에 있는 천연기념물 표지석

 

울릉도에 자생하는 향나무를 석향(石香)이라 한다. 석향은 생존 조건이 열악한 암벽에서 해풍에 시달리며 겨우 수명을 이어왔다. 매우 더디게 자라 크기가 작지만 그만큼 목질이 단단하고 향기가 짙다. 괴목 중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목질의 색채도 좋아 공예품으로 인기가 높다.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된, 면적 11,900 제곱평방미터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는 바닷가 가파른 절벽이다. 

심한 해풍의 영향으로 향나무들은 크지 않으며, 이곳에는 향나무가 집단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집단과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향나무의 원종이 이곳에 그대로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향나무마다 갖가지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으며 괭이갈매기들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대풍감의 향나무 ;사진 출처 : 문화재청 >

 

 

대풍감(待風坎)

 

□대풍감(待風坎)

울릉군 서면 태하리 바닷가 석벽에 구멍이 있는 바위를 대풍감(待風坎)이라 한다.

전망대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대풍령(待風嶺)에서 뻗어나간 울릉도 서쪽 끝 박쥐 같이 생긴 해안 절벽이 대풍감(待風坎·152m)이다.

울릉도에는 배를 만들기에 알맞은 나무가 많이 있어 낡은 배를 타고 여기에 와서 새 배를 만들어 돛을 높이 달고 바위 구멍에 닻줄을 메어 놓고 본토(육지) 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서 대풍감(待風坎)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돛이 휘어질 듯 바람이 불면 토끼로 닻줄을 끊어 한달음에 본토(육지)까지 갔다고 한다.

 

대풍감(待風坎) - 박쥐모양을 하고 있어 "박쥐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진 촬영 :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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