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0. 11:22ㆍ사진/사찰
□속리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상고암(上庫庵)
대한불교조계종 5 교구 본사인 법주사(法住寺)의 산내암자이다. 720년(성덕왕 19)에 창건하였으며, 처음은 법주사를 짓기 위한 목재를 저장하여 두던 창고로 이용되다가 뒤에 암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 일설에는 비로봉을 중심으로 해서 모자성을 구축하고 군량미를 비축하였다고 해서, 뒷날 상고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1876년(고종 13) 인명(仁明)이 중창하였고, 1897년 보봉(普峰)이 다시 중수하였으나, 광복 후에 황폐화되었다.
1963년 법혜(法慧)의 원력(願力)으로 옛터에 법당을 다시 세웠고, 1975년 극락보전(極樂寶殿)을, 1976년 영산전(靈山殿)과 산신각과 남북통일기원탑을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속리산에는 상고·중고(中庫)·하고(下庫)의 삼고(三庫)가 있었는데 중고암·하고암은 약 70년 전에 파괴되었다고 하며, 이 상고암은 속리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이다.
상고암 가는 산길에는 우뚝우뚝 굵은 소나무가 자주 나타난다.
갈림길에서 상고암 이정표 따라 왼편 길로 접어들어 무성한 산죽을 헤치며 걷는다.
용바위와 거북바위너머로 팔각 9층석탑과 상고암이 아침 햇살을 받고 있다
큰 잣나무 아래의 돌확에는 홈통을 따라 흘러든 샘물이 넘치고 있다.
극락전 오른쪽 바위틈에서 솟아난 상고암의 석간수다.
우리나라 물의 으뜸인 팔공덕수(八功德水)라 부르는 샘물이다.
징정(澄淨), 청랭(淸冷), 감미(甘味), 경연(輕軟), 윤택(潤澤), 안화(安和), 제기갈(除饑渴), 장양제근(長養諸根)의 여덟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는 팔공덕수(八功德水)는 극락에 있는 못에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또 수미산을 에워싸고 있는 일곱 바다에도 이 물이 가득하다고 하는데, 이 물을 마시면 목이 부드러워지고 먹은 뒤에는 배 속이 편안하다고 한다. 성현의 용재총화에 보면, 여말선초의 문신 이행은 달밤에 술통을 실은 소를 타고 산수를 노닐어 '기우자(騎牛子)'라는 호를 얻은 사람으로, 물맛을 기가 막히게 분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물에 대해서 말하기를, 충주의 달천수(達川水)를 제일로 삼고, 금강산에서 나오는 한강의 우중수(牛重水)를 두 번째로,
속리산의 삼타수(三陀水, 三派水)를 세 번째로 꼽았다 전해진다.
달천수 역시 속리산 삼파수의 한 가닥이니 우리나라 물맛의 제일은 속리산 삼타수라 할 것이다.
상고암의 석간수가 달래강(달천)의 발원지이니 우리나라 좋은 물의 으뜸이 아니겠는가.
세조가 신병 치료차 복천암에 머물 때 식수는 물론 약을 다릴 때는 반드시 상고암의 물을 사용하였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돌확을 넘치는 맑고 찬 팔공덕수를 떠서 마시니 기갈이 해소되며 심신이 쇄락해진다.
수통에 팔공덕수를 가득 채운다.
상고암 요사채 섬돌 앞에는 빨간 마가목 열매가 늘려 있다.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보전에 들어 참배한다.
극락전 옆에는 꽃이 진 자리에 둥근 열매를 달고 있는 개구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둥근 열매에 붙은 벌이 열심히 꿀을 빨고 있다.
팔공덕수가 솟아나는 바위 아래로 구절초가 환하게 피어 있다.
빨간 열매를 단 마가목을 바라보며 계단을 밟고 오르니 영산전이다.
상고암을 행주형(行舟形)의 빼어난 자리라 한다.
비로봉 꼭대기에 솟은 하얀 바윗돌을 돛대 삼아 산세가 파도처럼 일렁이는 진리의 바다를 향해 돌진하는 배의 모습에 해당된다고 한다.
극락전 뒤편 층계를 따라 올라 영산전 앞에 서서 바라보니, 극락전 지붕너머로 멀리 겹겹의 산 능선이 마치 망망한 바다에 일렁이는 파도처럼 보인다. 극락전 반야용선을 타고 저 피안을 향하여 항해하고 있는 듯하다.
언덕 오솔길을 걸어 내리니 산신각이다.
산신각 옆을 지나 언덕을 100여 미터 오르니 바위 위에 설치한 널찍한 전망대가 나온다.
속리산 묘봉 능선과 백두대간 능선의 암봉들인 문장대 신선대 청법대 입석대 비로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인다.
굽이쳐 흐르는 산세가 망망히 펼쳐져 보인다.
이곳 상고암에서는 속리산 푸른 연꽃 봉우리 능선과 끝없이 펼쳐지는 산능선의 물결을 조망할 수 있다.
□상고암의 본전인 극락전 맞은편에 서향으로 자리하는 자연 암벽에 6구의 마애불이 상, 하 2단으로 배치되어 조각되어 있다. 하단에는 칼과 보탑, 용, 방망이, 비파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의 사천왕상 4구가 왼쪽으로부터 나란히 서있고, 그 오른쪽에는 양손을 가슴에서 합장하고 결가부좌로 앉아 있는 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상의 머리는 승려의 상과 같은 민머리이며, 그 위로 화염처럼 피어오르는 모습의 화관이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상단에는 이들 마애불상군 가운데 조각이 가장 뚜렷한 좌상이 있는데, 머리에는 관을 쓰고 목에는 영락이 장식되었으며, 양손에는 긴 줄기가 달린 연꽃봉우리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관음보살상으로 추정된다. 조성된 시기는 상고암이 중창된 1876년 무렵의 조선 말기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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