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의 산내암자 상환암(上歡庵)

2025. 1. 28. 14:19사진/사찰

□속리산(俗離山)

속리산은 오래전부터 광명산(光明山) · 지명산(智明山) · 미지산(彌智山) · 구봉산(九峯山) · 형제산(兄弟山) · 소금강산(小金剛山) · 자하산(紫霞山)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신 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속리산(俗離山)은 봉우리 아홉이 뾰족하게 일어섰기 때문에 구봉산(九峯山)이라고도 한다. 신라 때는 속리악(俗離岳)이라고 일컬었다.”라고 되어 있다.

태백산맥에서 남서 방향으로 뻗어 나온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위치한다. 속리산의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불국사조산운동 때 관입한 흑운모 화강암이 주를 이룬다. 일부 구역에 변성 퇴적암이 나타나고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天王峯 : 1058m)을 중심으로 비로봉(毘盧峰) · 길상봉(吉祥峯) · 문수봉(文殊峯) · 보현봉(普賢峯) · 관음봉(觀音峯) · 묘봉(妙峯) · 수정봉(水晶峯) 등 8개의 봉(峯)과 문장대(文藏臺) · 입석대(立石臺) · 경업대(慶業臺) · 배석대(拜石臺) · 학소대(鶴巢臺) · 신선대(神仙臺) · 봉황대(鳳凰臺) · 산호대(珊瑚臺) 등 8개의 대(臺)가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화강암으로 된 바위 봉우리의 형태이다. 이들은 화강암이 땅속 깊은 곳에서 화학적으로 풍화되고 남은 암석 부분이다.

 

□법주사(法住寺)의 산내암자(山內庵子)

법주사를 중심으로 문장대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중심에 탈골암(脫骨庵), 복천암(福泉庵), 상환암(上歡庵), 상고암(上庫庵), 관음암(觀音庵), 중사자암(中獅子庵)이 있고, 그 반대편 북가치에서 여적암(汝寂庵), 법기암(法基庵), 봉곡암(鳳谷庵)이 있으며, 법주사 큰절에 동암(東庵)과 수정암(水晶庵)이 있다.

 

□상환암(上歡庵)

상환암과 삼층석탑

 

 

상환암 오르는 등로에는 우람한 붉은 소나무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용비늘 같은 껍질을 하고 하늘로 찌를 듯 솟아오른 소나무를 올려다본다.

속리산 심산미(深山味)는 수많은 거목(木) , 이끼 낀 거대한 바위, 어둡도록 울울한 나무숲에서 나오는 것 같다. 

 

거대한 바위 아래 돌계단을 오르니 밝은 빛이 퍼지며 학소대 바위봉과 상환암이 보인다.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안내 팻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학소대(鶴巢臺 680m)

상환암은 신라 문무왕 10년(670)에 신라의 고승 해우가 들어와 지었다고 합니다. 맞은편 절벽바위가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학소대가 있습니다. 그 아래 계곡에는 바위 아래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를 은폭동이라 부릅니다. 고승 해우가 수행을 하는데 암자 앞 계곡의 폭포소리가 매우 성가셨는데 별안간 바위가 무너져 폭포를 덮어 버려 폭포가 바위 속에 숨게 되었다고 합니다. (속리산 8대)"

 

은폭동(隱瀑洞)이 있을법한 무성한 나뭇잎으로 덮인 깊이를 알 수 없는 골을 내려다본다.

은폭동(隱瀑洞) 폭포는, 깊은 바위 속에서 폭포가 떨어지기 때문에 물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린다고 한다.

이를 두고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은 시를  읊었다.

 

洋洋爾水性 (물이란 넘실넘실 흐르는 건데)

何事石中鳴 (너는 어이 돌 속에서 울기만 하나)

恐濯塵人足 (세상 사람들이 더러운 발 씻을까 두려워)

藏源但有聲 (자취 감추고 소리만 내네)

 

천년 학이 깃들어 둥지를 틀었다는 학소대(鶴巢臺 ; 680m) 옆에 자리 잡은 상환암 뒤편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묵상하며 서 있는 절 마당 삼층석탑 앞에 서서 저 멀리 망망히 굽이쳐 흐르는 산 능선을 바라본다.

암자에는 빛바랜  '圓通寶殿(원통보전)' 편액이 걸려 있고, 퇴경 권상로가 쓴 '上歡庵(상환암)' 편액도 나란히 걸려 있다.

깎아지른 바위 절벽에 산신각이 걸려 있다. 

 

상환암은 신라 성덕왕 19년(720년)에 의신조사가 창건하였으며, 1950년 6.25의 병화로 소실된 것을 법운(法雲) 선사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려 공양왕 3년(1391년)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이전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1464년 세조가 이곳에 거동하여 선왕의 유덕을 추모하는 즐거움이 비할 데 없다면서 원래의 암자 이름인 길상암(吉祥庵)을 상환암(上歡庵)이라 하였다고 전해 온다. 

산신각 오르는 절벽 바위를 깎아 만든 돌계단을 딛고 오르니, 청초한 구절초 꽃이 바람에 너울거리고 있다. 

 

산신각에 올라 내려다보니 병풍석 아래로 상환암이 걸려 있다.

병풍을 친 듯 기암이 둘러 서고  조망도 시원한 상환암은 천년 학이 깃들어 둥지를 틀만한 명지(名地)이다.

상환암 뒤의 중창비를 지나 상고암.천왕봉으로 가는 등로를 따라 걸어 오른다.

 

속리산 8대(八臺) 중 하나인 학소대(鶴巢臺 : 680m )
거대한 바위아래 돌계단을 오르니 학소대와 상환암이 보인다.
상환암 삼층석탑
상환암 원통보전 뒷편에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바위
원통보전 편액
퇴경 권상로가 쓴 '上歡庵' 편액
원통보전의 아미타 삼존불
상환암 삼층석탑
龍華寶雲殿 南無阿彌陀佛(용화보운전 나무아미타불) 등 글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바위를 깎아 만든 산신각 오르는 계단
산신각 오르는 바위를 깎아 만든 돌계단을 딛고 오르니, 청초한 구절초 꽃이 바람에 너울거리고 있다.
깎아지른 바위 벼랑 위의 산신각(山神閣)
산신각과 원경
산신각에서 내려다 본 바위 아래로 보이는 상환암
상환암 중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