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계사의 겨울 밤

2024. 12. 21. 17:35천문, 천체/밤하늘 여행

지리산 천왕봉(1,915m) 동쪽 중턱에 있는 지리산 법계사(智異山 法界寺)는 신라 진흥왕 5년(544) 연기조사가 세운,

해발 1,400m 지점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하늘 아래 첫 산사(山寺)'이다.

 

적막 속에 빠져 있는 겨울밤 지리산 법계사 밤하늘에는,

남중(南中)한 '겨울의 대육각형(다이아몬드)'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의 심연 속으로 들어간다.

 

새벽 3시

도량석(道場釋) 목탁 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린다.

목탁 소리는 잠들어 있는 천지만물을 깨우며 일체중생을 미망(迷妄)에서 깨어나게 한다.

낮은 소리에서 높은 소리로 오르내리는 목탁 소리, 그리고 염송(念誦)이 은은히 산사에 울려 퍼지고 있다.

 

바람이 귓전을 스친다.

바야흐로 천지만물이 생동하기 시작한다. 

밤하늘의 별들은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  2017.12.22 - 23  지리산 법계사의 겨울 밤하늘>

 

남중한 1등별 6개가 만드는 '겨울의 다이아몬드' 중, 1등별 4개 만 법계사 적멸보궁(寂滅寶宮) 처마 옆으로 보인다. 즉, 큰개자리의 시리우스(Sirius) , 오리온자리의 리겔(Rigel), 황소자리의 알데바란(Aldebaran), 마차부자리의 카펠라(Capella)이다.

 

 

산사(山寺)  

목 필 균 
  
지워진 길 더듬어 따라가면
행간 사이로 흐르는 솔바람 

눈밭에 모인 햇살은 적멸보궁
동안거에 든 산사 

형상이 있는 것도 형상이 없는 것도
고요함도 맑은 것도 마음 따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것을 

 

번뇌망상(煩惱妄想)이 뜬 구름이라
마음에 두지 마라 한다
                

 

처마 사이로 보이는 '겨울의 다이아몬드' 일부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서서 수많은 은하가 있는 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은 정말 감동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밤하늘의 드라마에 참여한다는 사실도 감격스럽다.

별 관찰은 그야말로 밤의 풍경과 소리와 풍취와 향기와 감촉 등 모든 감각을 충족시키는 완벽한 경험이다.

    <쳇 레이모(Chet Raymo)의 '아름다운 밤하늘'에서>

 

마당과 기와 지붕에 잔설이 남아 있다. - 지붕 바로 위로 큰개자리와 시리우스(Sirius), 상단 오른쪽에 오리온자리와 리겔(Rigel). 상단 왼쪽에 작은개자리와 프로키온(Procyon)이 빛나고 있다.

 

거대한 암반위에 얹혀 있는 바위를 기단으로 삼은 지리산 법계사 삼층석탑 위로 별이 빛나고 있다.  삼층석탑 너머 멀리 붉으스레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법계사의 일출 -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