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8. 20:47ㆍ사진/야생화
바람꽃으로
김 승 기
되돌아보면
흐르는 바람이었어
움켜쥘수록 깊어지는 허공
세월만큼 커지는 모든 것이 바람이었어
올라야 하는 길이었다고 자위하면서도
그러나 부질없는 것이라고
너무 쉽게 놓아버린 몸짓이었어
꽁꽁 얼어붙은 땅에도 봄이 와서
싹 틔우고 꽃 피워 향기 날리는데,
욕심의 굴레를 벗는다는 것이
더 큰 굴레를 만들었어
다시 산을 오를 때는
한 가닥 남아 있는 마음마저도 내려놓아야 할까
바람꽃으로 피어 온몸을 맡길 수 있을까
얼마 큼이나 움켜쥘 허공이 놓여 있을까
마음을 비우는 연습
이제는 접어야지
산을 내려온 지금
또 다른 생의 한 길목에서
바람꽃으로 거기 있었음을 생각한다
□바람꽃
설악산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굵은 뿌리줄기에서 모여 나는 뿌리잎은 긴 잎자루에 손바닥 모양의 잎몸이 붙어 있다. 잎몸은 3개로 깊게 갈라지며 갈래조각은 다시 잘게 갈라진다. 뿌리잎 사이에서 나온 줄기는 20-40cm 높이로 곧게 선다. 줄기 끝에 3개의 잎이 붙는데 잎몸은 뿌리잎과 비슷하다. 6-8월에 줄기 끝에 5-7개의 흰 꽃이 산형꽃차례로 달린다. 편평한 타원형 열매 가장자리에는 두꺼운 날개가 있다. 바람꽃 종류 중 앞에 수식어를 달고 있지 않은 유일한 설악산의 "바람꽃" 공룡능선에서 만난 바람꽃은 세찬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을 강인한 줄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순백의 꽃은 청초하고 단아하여, 공룡능선의 무수한 첨봉들 속에서 자라면서 꽃을 피우는 산중미인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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