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아름다웠던 한강 일출
2021. 8. 17. 17:08ㆍ사진/일몰.일출
푸른 밤 - 나 희 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너에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 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강가에서 - 윤 제 림
처음엔 이렇게 썼다.
다 잊으니까 꽃도 핀다
다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천천히 흐른다.
틀렸다, 이제 다시 쓴다.
아무 것도 못 잊으니까 꽃도 핀다
아무 것도 못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시퍼렇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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