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8. 08:22ㆍ사진/야생화
마타리
김 승 기
건드리지 마세요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기만 하세요
그렇지, 저만치 서서 그렇게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기만 하세요
수줍은 시골 촌뜨기
여리디여린 순정 흔들지 마세요
몸에서 풍기는 야릇한 내음
그대에게만큼은 들키고 싶지 않아요
사랑도 가지가지
살 부비는 것만이 사랑 아니예요
뜨거운 여름 견디어낸
푸르름 하나
그 지친 들녘 한켠에서
노오랗게 물들이며 바라보는
살며시 흔들어주는 손길 또한
멋진 사랑 아닌가요
다가오지 마세요
그냥 그렇게 바라보기만 하세요
□마타리
나무의 일생
높이 60~150cm 내외이고 뿌리줄기는 굵으며 옆으로 뻗고 원줄기는 곧추 자란다.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털이 없으나 밑부분에는 털이 약간 있
으며 밑에서 새싹이 갈라져서 번식한다. 잎은 마주나며 깃꼴로 깊게 갈라지고 양면에 복모가 있고 밑부분의 것은 잎자루가 있으나 위로 올라가면서 없
어진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피고 노란색이며 산방꽃차례를 이룬다. 화관은 노란색으로 지름 4mm이고 5개로 갈라지며 통부가 짧고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이다. 씨방은 3실이지만 1개만이 성숙하여 타원형의 열매로 되며 길이 3~4mm로서 약간 편편하고, 배면에 맥이 있으며 뒷면에 능선
이 있다. 일본 열도의 북쪽부터 남으로 타이완 · 중국 및 시베리아 동부까지 분포한다.
이야기가 있는 나무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움큼을 꺽어 왔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한 장면이다. 소년이 꺾어 주었던 그 마타리가 우리 들판과 산 여기저기서 한창 피어나고 있다. 가을이면 마라티꽃이 군데군데 노랑빛
으로 산을 수놓는다. 마타리꽃은 가을산을 대표하는 꽃 가운데 하나로 노랑 우산을 펼친 듯한 모양이 청초하기 이를 데 없다. 마타리의 매력은 이 말고
도 여럿이다. 가녀린 줄기를 가졌으면서도 질긴 생명력을 가지며 평상시엔 다른 풀과 섞여 잘 보이지 않다가 늦여름 올라와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꿀
도 많아 곤충들도 즐겨 찾는다. 들판에 피는 노란꽃이라 하여 야황화, 야근, 여량화 등의 이름과 우리말로는 강양취, 가양취, 미역취라고도 한다. 마타
리는 어린 싹을 나물로 무쳐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쌀과 섞어 나물밥을 지어 먹기도 하며 약간 있는 쓴 맛은 우려내면 된다. 꽃이 피었을 때 조차
그 밑에는 다음해 커갈 어리 싹이 미리 나와 있어 이 역시 좋은 산채가 된다. 그러나 꽃이고운 것과는 반대로 뿌리에서는 악취가 나는데 뿌리를 코에
대면 썩은 된장 냄새와도 같고 수십 년 묵은 푸세식 뒷간의 똥 냄새와도 같은 냄새가 진동한다. 이 구린내 나는 뿌리를 한자로 패장이라고 하여 약으로
도 이용되는데 간을 보호해주고 진통, 해독, 배농 등에 효과가 있다. 관상용으로도 이용하지만 너무 야성적이어서 조밀한 정원엔 어울리지 않는다. 꽃
말은 미인, 잴수 없는 사랑이다. < 산림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