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2019. 2. 2. 11:40ㆍ시 모음/시
입춘무렵
오 정 방
산등성이엔
아직도
하얀 겨울이 서성이는데
저 계곡엔
벌써 졸졸졸 봄이 흐르고
텅 빈 호수엔
상기도
멍든 얼음이 다 풀리지 않았는데
뉘 집 뜨락엔
하마 도란도란 매화 벙그는 소리
입춘
하 두 자
편지가 왔다
눈물 섞인 바람 속을 떠난 뒤
소식 끊겼던 그대
손 끝 시린 어둠의 시간들을 지나
꽃눈 하나 피우며 오고 있다는
그대 더딘 발소리
귀 기울여 듣고 있다
사랑은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
물기 오른 나무 속살 베어내어
그대 이름을 쓴다
먹빛 그리움으로
입춘(立春)
정 연 복
24절기의 하나인 입춘은
해마다 양력 2월 4일경이다
사실 이때는
아직 겨울이 한창인데도
이날 봄이 시작된다고 보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바로 올해 입춘인
오늘 한낮의 겨울 햇살 아래
그 숨은 뜻을 몸으로
느껴 알 수 있겠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며 내려와
얼어붙은 대지를
따스한 기운으로 애무하는
한줄기 겨울 햇살 속
은은한 봄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