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25. 20:14ㆍ시 모음/시
설악산 화채봉 일출
신년시 新年 詩
조 병 화 (1921-2003)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무한을 우러러보며
서 있는
대지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일월日月의 영원한
이 회전 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약속된 여로를 동행하는
유한한 생명
오는 새해에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 더
가까이 이어져라
설악산 눈꽃 핀 소나무
새해 새날은
오 세 영(1942 - )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새들은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에서
아득히 들리는 함성
그것은 빛과 밫이 부딪혀 내는 소리,
고요가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소리,
가슴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얼어붙은 계곡에
실낱같은 물이 흐르고
숲은 일제히 빛을 향해
나뭇잎을 곧추세운다.
지리산 반야봉 운해
새아침에
조 지 훈 (1920-1968)
모든 것이 뒤바뀌어 질서를 잃을지라도
星辰의 운행만은 변하지 않는 法度를 지니나니
또 삼백예순날이 다 가고 사람 사는 땅 위에
새해 새아침이 열려오누나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이 永劫의 둘레를
뉘라서 짐짓 한 토막 짤라
새해 첫날이라 이름지었던가.
뜻 두고 아루지 못하는 恨
太初 이래로 있었나보다
다시 한번 의욕을 불태워
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
그 불퇴전의 결의를 위하여
새아침은 오는가.
낡은 것과 새것을 의와 불의를
삶과 죽음을 -
그것만을 생각하다가 또 삼백예순날은 가리라
굽이치는 산맥 위에 보랏빛 하늘이 열리듯이
출렁이는 파도 위에 이글이글 태양이 솟듯이
그렇게 열려라 또 그렇게 솟으라
꿈이여!
설악산 화채봉 일출
새해를 맞으며
정 연 복(1957- )
낡은 마음
훌훌 털어 버리고
마음이 새로워져야
새해입니다.
마음과 불평으로
가득했던 마음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어야
새해입니다.
닫혀서 녹슬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세상을 크고 넓게 바라보아야
새해입니다.
묵은해가 갔다고
그냥 새해가 오는 게 아니라
새마음 새로운 삶이 있어야
새해입니다.
소백산천문대 은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