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4. 21:15ㆍ천문, 천체/밤하늘 여행
밤하늘 여행
(14) 나뭇가지와 잎새 사이로 보이는 지리산 제석봉 밤하늘
(2017.10.29 -30)
백무동 산길 (2017,10,29)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첫차를 타고 백무동 정류소에 내려 지리산 등산 길로 들어선다.
이렇게 훌쩍 배낭을 메고 집을 떠나면 나는 아무 걸림이 없는 자유인이 된다.
지리산은 이제 깊은 가울로 접어들고 있다.
바람에 묻어 오는 산 향기가 좋다.
수북히 쌓인 가랑잎,
바람이 불어올 적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흩날리는 숲 속 산길을 걸어 오른다.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落葉)'이라는 시가 절로 생각나는 정경(情景)이다.
시몬, 나뭇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그대는 종은가?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그 모양은 쓸쓸하다.낙엽은 덧없이 버림받아 땅 위에 구른다.
시몬, 그대는 좋은가?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해질 녘 낙엽 모습은 쓸쓸하다.바람에 쓸려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스레 외친다.
시몬, 그대는 좋은가?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낙엽을 밟노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인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그대는 좋은가?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바람이 몸에 스며 든다.
시몬, 그대는 좋은가?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하동바위를 지나 참샘에서 흘러 내리는 산물을 받아 마시니 산내음이 난다.
하늘은 온통 구름으로 덮혀 있고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진다.
예사롭지 않은 바람 소리가 들린다.
소지봉을 지나 가파른 돌계단 길을 걸어 망바위에 올라서니 강한 바람이 불며 구름을 몰아내고 있다.
흩어지는 흰 구름 사이로 티없이 파란 하늘이 얼굴을 들어낸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취반한 후 ,
동쪽 하늘을 바라보니 상현달이 걸려 있다.
해가 지고 난 후의 장터목은 더욱 세찬 강풍이 불어온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밤하늘엔 별들이 찬란히 빛나고 있다.
현재 천왕봉엔 강풍이 불고 있으며 명일 새벽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로 예상 되니 일출 산행시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대피소 안내 방송을 침상에
누워 들으며 바람이 잦아 들기를 기다리다 잠이 든다.
2017,10.30
밤하늘을 관찰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면 우리의 시선은 일상의 고단함과 걱정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광대한 우주로 향하게 된다.우리가 사는 행성보다 나이가 몇 배나 많은 구상성단을 보며 겸손해지고, 광대한 성운을 보며 우리의 감각이 그 신비로움을 완전히이해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며,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은하의 빛이 수백만 년 전에 출발한 것임을 깨닫게 될 때 시간과 공간에 대한감각이 무너지게 된다.프랑스의 역사가이자 작가인 앙드레 말로(1901-1976)는'가장 커다란 미스터리는 우리가 여러 물질과 별들 사이에 무작위로 던져진 것이 아니라, 이 감옥 같은 세계 안에서 우리가 아무것도아니라는 것을 부정할 만큼 충분히 강한 이미지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게리 세로닉의 저서 중에서 >
잠에서 깨어나니 밤 1시를 넘어서고 있다.
대피소 밖으로 나서니 바람은 다소 약해진 듯하나 여전히 강한 바람이 분다.
상현달은 이미 지고 없는 어둡고 청명한 밤하늘엔 별들이 총총하다.
주먹만 한 여섯 개의 별, 겨울철 다이아몬드가 동쪽하늘 높이 떠올라 찬란히 빛나고 있다.
청명한 어두운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들의 장관은 언제나 보고 또 보아도 이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이다.
강풍으로 인하여 천왕봉을 향하여 가던 발걸음이 바람이 잠잠한 제석봉 기슭에서 멈추고야 만다.
나무 숲속에 들어가 나뭇가지와 잎새 사이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별들이 더욱 또렷하게 빛난다.
별꽃이 핀 별나무.
나뭇가지와 잎새 사이로 겨울철 다이아몬드가 찬란히 빛나고 있다.
총총한 별들이 숨바꼭질 하듯 흔들리는 나무 잎새에 숨었다 나타나곤 한다.
아늑한 숲 속에서 색다른 밤하늘의 풍경과 정취를 느끼며 남은 밤을 보낸다.
별빛이 빛을 잃어가는 천문박명이 오고 있다.
천왕봉 일출 산행 랜턴 불빛 대열이 밀려 오고 있다.
별빛, 저 환한 눈물 한 점
-주 용 일
별이 밤마다 반짝이는 것은아득한 세월
우주를 떠돌던 외로움 때문이다
그대에게 닿고 싶었던간절한 마음
한 줌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신공양 제 몸에 불질러
한사코 빛 뿌리고 있는 것이다
별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것은
제 몸 다 사르고 남은 외로움이
둥글고 환한 사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데굴데굴 굴러가 그대에게 가 닿고 싶은 마음이
세월 속에서 단단하게 뭉쳤기 때문이다
별빛, 저 환한 눈물 한 점
별은 제 외로움 끝나는 날까지
제 몸 사르른 일 그만 둘 수가 없다
지금도 어둠 속에서 별이 반짝이는 것은
수수천년,
무릎걸음으로 다가가야 할 그대와의 거리가
아직도 까마득하기 때문이다
■ 우측 V자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은 지구로부터 65광년 떨어진 오렌지색의 알데바란(황소의 눈)이다,
알데바란을 포함하여 일곱개정도의 별이 펼쳐져 있다. 이 별들은 산개성단으로 히아데스 성단이라 하며 지구에서 150광년 거리에 있다.
알데바란은 겈보기에는 이들 성단에 속한 것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들과 수십 광년 떨어진 다른 세게의 별이다.
■ 좌측 나뭇가지와 잎새 사이로 오리온자리가 보이는데 적색 초거성 베텔기우스는 나뭇잎에 가려 작게 보이고 있다.
쌍안경으로 보면 베텔기우스는 황금빛 오레지색으로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오리온 벨트' 삼태성과 '오리온의 검'이라 불리는 소삼태성이 보인다.
우리 은하는 별의 모임이므로, 가장 오래된 별의 나이를 조사하면 우리은하의 나이를 대략 알 수 있다.
우리은하에 있는 가장 오래 된 별은 구상 성단에 있는 별들이다.
구상 성단은 우리은하의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난 오래 된 별의 모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나이는 100억 년 이상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140억 년으로 보이는 구상 성단도 발견되어 있다.
즉 우리은하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억 세, 아니면 140억 세인 셈이다.
한편 태양계의 나이는 46억 세이다.
태양계는 우리은하를 일주하는 데 2억 년 걸리므로, 태양계는 태어나고 나서 아직 23회밖에 우리은하 속을 공전하지 않은 셈이다. < Newt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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