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
2015. 10. 29. 08:07ㆍ시 모음/시
산사나무 옆에서
강 세 환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소사휴게소
수령 130년 된 산사나무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과거를 돌아보았다
버림받을 각오로 사랑했던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나잇살을 먹었는가
괴롭고 외로웠던 젊은 날을 뒤적거릴
그만한 나잇값을 하고 있는가
산사자(山査子) 붉은 알맹이들이
늦가을 하늘에 빗대고 있는 늦은 오후
첫눈이라도 한바탕 합세한다면
외롭고 괴로운 그 과거를 잊어도 좋으리
그러나 외롭게 살아야 시를 쓴다!
산산한 색바람에 산사나무 흔들리고
새들은 운명적으로 허공을 날고 있었다
산사나무 열매는 허공에 잇닿았고
새들이 가는 곳도 텅 빈 곳이러니
과거가 있는 자 굳이 돌아보지 마라
□산사나무
산에서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을 띠며 가지에 털이 없고 잔가지가 변한 예리한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가장자리가 새깃처럼 갈라지고 불규칙하고 뾰족한 톱니가 있으며, 5월에는 가지 끝의 산방꽃차례에 흰색 꽃이 핀다. 산사나무의 열매는 둥글고 작은 사과 모양이며 끝 쪽에 꽃받침자국이 남아 있고,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데 겉면에는 흰색 반점이 있다. 열매는 '산사자(山査子)'라고 하여 차로 달여 마시기도 한다.
'시 모음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레 꽃씨들은 어디로 (0) | 2017.05.28 |
---|---|
毘 盧 峯 (0) | 2015.10.30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0) | 2014.12.03 |
고사목(枯死木) (0) | 2014.11.14 |
뿌리의 꿈 (0) | 2014.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