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2012. 10. 9. 17:49시 모음/시

 

지리산   써래봉의 구절초

 

         

국수가 먹고 싶다

 이 상 국

 

국수가 먹고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 가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곳에선가
늘 울고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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