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꽃대 위 달무리

2012. 10. 8. 10:30시 모음/시

 

빈 꽃대 위에 열매만 몇개 매달려 있다

 

 

빈 꽃대 위 달무리

이 성 선

 

꽃 지고 나서 혼자 남은

빈 꽃대의 가냘픔

빈 꽃대의 섬세함

빈 꽃대의 외로움

 

나의 시는 지금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너에게 닿을 수 없다

내 가슴은 이미 불꽃이 식어버려

너의 몸을 덮힐 수 없다

 

꽃이 진 허공은 너무 소중하여

누가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

 

나는 멀찍이서 너 빈 꽃대 위에

마음의 달무리를 띄우고

너를 감싸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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