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7. 14:16ㆍ도보여행기/駕洛國의 편린을 찾아서
가락국(駕洛國)을 찾아서
"역사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역사에게 말을 시키는 사람의 귀에만 그 비밀을 들려주는 법이다."
- <김병모의 '김수로왕비의 혼인길'에서>
(1) 꽃망울 터뜨린 화사한 통도사의 홍매
2012. 3.19. 월요 맑음
통도사의 홍매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접한 지 일주일이 흘렀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베낭을 꾸리어 아침 7시 발 부산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일상의 나른함에서 벗어난다..
4시간여를 달려 오전 11시10분경 부산 노포동 고속터미널에 도착한다.
옆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통도사행 직행버스로 환승하니 30분 걸린 12시에 통도사 앞 양산 신평터미널에 도착한다.
이번 여행기간 동안은 가볍고 간단한 식사를 하기로 계획했기에 허름한 음식점에 들어 촌국수로 점심식사를 한다.
하늘로 오를 듯 용틀임하는 소나무
통도사로 향하는 고요한 그 울울한 소나무 숲길을 사박사박 걷는다.
매화 찾아 가는 길.
이른 봄 꽃망울이 터져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가는 것을 '尋梅' 또는 '探梅'라 하고,
만개한 매화를 찾아 화사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을 觀梅, 또는 賞梅, 訪梅라 한다.
영축산 통도사 경내에는 수령 350여 년의 자장매, 수령 150여 년의 영취매, 수령 50여 년의 통도매가 있다.
靈鷲山 通度寺 일주문을 지난다.
편액은 대원군의 친필이고, 기둥 좌우의 國之大刹 佛之宗家는 해강 김규진의 글씨이다.
사천왕문을 지난다.
종무소 앞에는 꽃망울을 터뜨린 홍매가 화사하게 피어있다.
순간 정신이 아득함을 느낀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고요히, 그리고 눈을 감고 그윽히 풍기는 매화의 향을 맡는다.
까만 나무가지에 조발조발 달린 진분홍 겹꽃이 화사하다.
그 옆 매화나무의 연분홍 홑꽃은 담백하고 고졸한 멋이 있다.
머리가 쇄락해 진다.
두 그루의 매화나무를 돌며 완상 한다.
선비의 기상과 기품을 노래한 象村 申欽의 '野言'속의 글 한 구절이 떠 올린다.
桐千年老恒藏曲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은 남아있고
柳經百別又新枝 버들은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심금을 울린다.
"옛 선조들의 매화 사랑은 단순히 매화의 꽃과 향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화려한 꽃에 정을 주기보다는 우리에게 도덕적인 교훈이나 상징성을 주는 꽃을 가까이하고 사랑을 주었는데,
추위를 이기고 고운 꽃을 피우는 매화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의 기품과 절조와 비슷하기에 늘 가까이에 두고 노래하며 매화의 기품을
본받고자 하였다.
매화는 고려시대 이래로 추운 겨울철의 세 벗이라는 뜻으로 소나무, 대나무와 더불어 세한삼우(歲寒三友)라 일컬어졌으며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라 하여 유교적인 이상 인격인 군자를 상징하였다." (안완식의 '우리 매화의 모든 것'에서)
가. 영취매(일명 자장겹홍매)
양산 통도사 경내 종무소 앞에 있다.
수령 150여 년생 홍매성이다.
진분홍 겹꽃이 피고, 노란색 큰 꽃밥이 붙어 있어서 꽃이 더욱 돋보인다.
꽃받침은 적자색이다.
나. 통도매(일명 자장분홍색매)
양산통도사 경내 종무소 앞에 있다.
수령 50여 년생 야매계이다.
연한 분홍색 홑꽃이 피는데 꽃잎이 다소 크고 오목하다.
꽃받침은 적자색이다.
다. 자장매
양산 통도사 경내 영각 앞에 있다.
수령 350여 년생 야매계이다.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금강계단을 열고 화엄경을 강의하자 52명의 선녀가 내려와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선녀의 수대로 나무를 심고 이를 지식수(知識樹)라 했는데, 이 지식수가 바로 매화나무이다.
진분홍색 홑꽃으로 꽃잎은 오목하고 가지런하며, 꽃받침은 적자색이다.
라. 기타 : 장경각 옆 뜰의 어린 매화나무
산수유
오죽(烏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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