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5. 18:24ㆍ도보여행기/한강 물길을 따라 걷다
(4) 골지천의 절경 九美亭
가랭이산 절벽 밑을 휘돌아 가는 골지천의 수많은 소와 바위, 그리고 모래톱과 자갈, 여울물 소리를 들으며 걸어온 길은 경이로운 길이다.
앞으로도 수 많은 경이로운 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정선 최고의 트레킹코스가 계속되고 있다.
급하게 흐르던 물이 잠시 쉬고 가는 듯 골지천은 질펀히 조용히 흐르고 있다.
다리를 건너 산모롱이를 지나니 우거진 송림이 보인다.
오른쪽 황토흙 너머 둔덕의 흰 구름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경승이 눈을 사로잡는다.
멀리 골지천의 풍광이 보인다.
구미정!
九美 十八景 , 9가지 아름다움과 18가지 경승을 볼 수 있다는 구미정이 수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푸른 식물이 자라는 석지 사잇길을 지나 암반 위에 세워져 있는 정사에 이르러, 정면에서 위를 바라보니 '九美亭' '九美 十八景' 편액이 달려 있다.
방과 부엌이었던 벽체는 없어지고 골조만 남아 있다.
구미정 툇마루에 앉아 앞을 바라보니 수직 절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데 그 바위가 기이하고 수려하다.
붉은 철쭉꽃이 피어 있어 더욱 아름답다.
수직 절벽 협곡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고 아스라이 먼 산이 보인다.
절벽 밑으로 푸른 소가 있고 바위 사이로 여울물이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울퉁불퉁한 100여 평 되는 하나의 넓고 평평한 바위가 골지천 바닥에 떠있는 듯한데 좌우로 물이 흘러 섬과 같이 보인다.
주변에는 거북이 형상을 한 납작한 바위들이 점점이 떠있는 듯 보인다.
정선군 임계면 봉산리에 있는 구미정은 골지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골지천변 층층의 거대한 암석 위에 세워져 있다.
九美精舍(一名 九美亭)는 조선조 숙종 때 공조참의를 지냈던 守孤堂 李慈(1652-1737) 선생이 당쟁에 회의를 느끼고 이곳 임계면 봉산리로 내려와 은거하며 이곳에 精舍를 짓고 시회와 강론을 하고, 후학을 양성하며 보냈던 곳이다. 또한, 이곳의 빼어난 자연경치를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유서 깊은 정사다. 이 정사는 전체 12평의 규모로 두 칸의 온돌방과 툇마루 부엌을 갖춘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정사로서 선생은 이곳에서 '九美十八景'이라는 유명한 詩作을 남겨 오늘에 전하고 있다. 이 정자를 중심으로 주위의 경치가 아홉 가지 특색이 있다고 하여 이러한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항상 물고기가 많이 모여 있다고 하여 어량(漁梁), 주위의 밭두렁이 그림보다 아름답다는 전주(田疇), 주위에 있는 바위들이 섬과 같이 아름답다는 반서(盤嶼), 주위 곳곳에 쌓아 올린 돌층대의 아름다움인 층대(層臺), 정자 뒤편에 위치한 연못이 바위가 뚫려 생긴 것이라 하여 붙여진 석지(石池), 바위 한 개의 넓이가 100평 이상 되고 평평하여 붙여진 평암(平巖), 주위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이 연못의 물같이 항상 잔잔하여 부르게 된 징담(澄潭),주위의 기암절벽이 바위옷 이끼로 항상 푸르게 보인다 하여 부르게 된 취벽(翠壁),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가 연이어 있어 아름답다는 열수(列峀)가 그것이다.
거대한 암석 위에 지어진 구미정이기에 대홍수 때도 피해가 없었는데, 다만 구미정 앞 골지천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가 있었는데
떠내려갔다고 한다.
울퉁불퉁 바위 층대를 지나다 보니 군데군데 석지가 있는데, 수초가 자라고 있고 석지에는 개구리가 유영하고 있다.
층대를 이룬 바위 돌 틈에서는 보랏빛 제비꽃이 앙증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고, 돌단풍 하얀 꽃과 붉은 철쭉꽃 그리고 조발조발 흰꽃을 달고 있는
조팝나무 꽃은 맑은 골지천을 굽어보고 있다.
구미정 뒤 작은 석지 큰 석지에는 갈대와 온갖 수초들이 뒤엉켜 있는데 초록빛이 올라오고 있다.
이 석지에는 온갖 수생식물과 개구리 등 생물들이 살아가는 대단한 곳이다.
구미정 뒤 밭두둑의 절묘한 전원경치를 감상하고, 구미정을 뒤로한다.
옛날 이곳으로 오려면 깊고 깊은 두메 산길을 걸었어야 했을 것이다.
봉산리(蓬山里)는 쑥이 많이 나는 곳이었다 한다.
골지천이 또 한 번 휘돌아 나가는 지점 개병교를 건너기 직전 방호벽에 산소길(O2) 녹색 페인트 글씨가 보인다.
다리를 지나니 골지천에는 기이한 형상을 한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울물 소리가 요란하다.
아마도 급하게 흘러야 하는 곳인 모양이다.
석회암 바위 틈새에 자란 이름 모를 나무에 핀 하얀 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또 천천히 유장히 흘러가야 하는 모양이다.
강물은 스스로 완급을 조정하며 흐른다.
"강물이 우리에게 주는 소리를
더 오래 듣고 있어야 했다
강물이 흘러 아래로 가는 뜻을
다 아는 듯 성급하게 전하러 다니기 전에
가르치려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게 강물의 힘줄이건 멈추지 않는 빛깔이건
오히려 물줄기 만날 때마다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먼저 생각해야 했다 "
- 도종환의 시 '강가에서' 중
벚꽃길을 걷고, 살구나무꽃 너머 어전동마을을 보며 걷는다
오지마을
손 병 흥
강원도 정선 땅 아주 깊숙이 숨어 있는
벼랑 뒤편 골지천이 굽이쳐서 흘러가듯
물길 바짝 붙어 이어지는 풍광 좋은 길
간간이 너른 천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
곰바리 노일 두메 아리 새치마을들이 있어서
정겨운 산동네 모습도 느릿느릿 길 따라 이어져
낭떠러지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아늑한 오지
그동안 잘 알려진 명승지 또 다른 명소들에 비해
아직 덜 알려지고 길마저 험하고 멀어 한적한 데다
눈앞에 펼쳐진 경치 병풍처럼 펼쳐진 적벽 바위틈
산수화 닮은 아름다운 비경 빼어난 풍경 천하절경
반천저수지 가는 길 둔덕에 호제비꽃이 보랏빛 꽃향기를 내뿜고 있다.
지친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운 반천저수지를 지나니 '월루마를' 입구가 나온다.
왕치산 오르는 고갯마루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월루마를'로 가기 위해 막 발길을 옮기려는데 전봇대에 걸려있는 현수막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구제역으로 인한 외부인 출입금지"
마을 표지석에는 "월로'와 '초승달'이 새겨져 있다.
'월로(月樓)'라는 지명은 산 높은 곳에 달과 같이 둥근 마을이 있어 달빛 아래 빛나는 누각과 같다 하여 월루라 하였다 한다.
반천보건진료소를 지나 걷는다.
느릅나무가 아름다운 숲을 이룬 노일마을을 지난다.
노일 마을을 지나 반천 1교를 건넌다.
질펀히 흐르는 골지천을 바라보며 걷는다.
두 메아리마을을 지나니 고양리 들어가는 갈림길 삼거리다.
고양 1교를 건너 휴식과 식사를 위해 삼거리가든에 들어간다.
식사를 하고 나니 온몸이 노곤하고 피곤하여 더 이상 걸을 수가 없다.
오늘은 여기에서 짐을 풀고 유숙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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