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 곡류하는 골지천이 빚어내는 수 많은 절경

2011. 5. 13. 18:07도보여행기/한강 물길을 따라 걷다

(3) 아! 곡류하는 골지천이 빚어내는 수많은 절경

      2011. .5. 5.  목요  흐린 후 맑음

 

골지천변에 자리잡은 숙소에서 집을 나선 시간은 새벽 5시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는 하장 읍내 길거리를 가볍게 벗어나니 우렁우렁한 여울물 소리가 들린다.

간밤에 푹 휴식을 취한 탓인지 몸도 가볍고 발걸음도 가볍다.

하장중고등학교를 지나 간천교를 건넌다.

하천 폭이 넓어지고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새가 우짖는다.

동터오는 새벽을 알리는 전령사 닭울음소리가 먼 데서 들려온다.

새벽 여명의 골지천 풍경이 수려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벚꽃이 만개해 있는 도로를 지난다.

살구나무가 화사하게 붉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장전삼거리를 지난다.

옅은 안개가 낀 골지천변의 아침 풍경을 보며 걷는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멍애산을 바라보며 걷는다.

길이 휘돌아가는  천변에 아름다운 소나무 두 그루가 골치천을 내려다보며 우뚝 서 있다. 

 

 

 

 

골지천을 가로지르는 갈밭교를 건너면 갈밭마을이다.

갈밭마을에는 칡이 많이 나는 곳이라던데.

다리를 건너 기웃기웃해 본다.

마을 전경이 아름답다.

 

중봉교

 

 

  저 중봉교 아래가  청옥산 중봉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당곡천이 골지천과 합류하는 곳이다.

 

 

 

중봉계곡 들어가는 삼거리를 지난다.

중봉계곡 끝에서 백두대간 '고적대'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골지천을 따라 걷는 길은 지루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 

산모룽이를 돌면 새로운 풍광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낸다.

골지천의 모래톱과 자갈, 그리고 갈대 우뚝우뚝한 나무숲

경이로운 산천을 보며, 경이로운 길을 걷고 있다.

 

 

 

 

멀리 우뚝우뚝 솟은 나무들이 보인다.

 

 

 

 

 

이곳이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갈전리다.

천연기념물 제272호인 '삼척 갈전리 느릅나무'가 있는 곳이다.

 

"느릅나무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 분포하는데 추위에 강하고 생활력이 강하며, 성장속도가 빠르다. 꽃은 3월에 피며 열매는 옛날에 사용했던 얇은 동전과 닮아 유전(楡錢) 또는 유협 전(楡莢錢)이라고 부른다. 수령(樹齡)은 400여 년이며, 나무의 크기는 높이 20.5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 3.73m이다.  느릅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이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예리한 톱니가 있고 잎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이 느릅나무에는 왜가리가 찾아와서 새끼를 치기 때문에 서낭당나무로 해서 동네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정월 보름에는 동네사람들이 이 나무에 제사를 올린다. 그러나 왜가리의 수가 많고 그 배설물이 잎과 가지에 떨어져 그 해를 입어 나무가 약해져 있다. 이 왜가리는 철새로 우수, 경칩 때에는 찾아오고 말복이 지나면 떠나간다. 전설에 의하면 갈전 남 씨(葛田 南氏)의 선조가 이 지역에 살터를 잡고 100년생쯤 되는 느릅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이 나무 가까운 곳에 큰 음나무와 갈참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들 나무가 모여 작은 숲을 만들고 있었음이 짐작된다. 삼척 하장면의 느릅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문화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문화재청)

느릅나무

 

느릅나무:원래는 높이 3m쯤 되는 곳에서 가지가 크게 갈라져 있었는데;한쪽가지가 죽어 외과수술을 실시하여 현재의 모양을 하고 있다 한다. 나무줄기 빈 곳에 충전 재을 가득 안고 있다.

 

 

느릅나무 둥치

 

 

느릅나무는 예부터 목재가치가 높은 아주 단단한 재질의 나무다.

심은지 3년이면 서까래를 만들 정도로 자라고, 10년이면 농기구 생활기구를 만들 수 있고,

15년이면 수레바퀴를 만들 수 있다 한다.

 

 

음나무

수령 200년, 나무 높이 15m, 나무둘레 2.3m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무시무시할 만큼 큰 가시가 달려 있어 '엄(嚴) 나무'라 부른다.

옛날 농촌지역에는 채마밭을 보호하기 위해 엄나무를 많이 심었다. 나이가 많이 든 음나무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음나무

 

 

음나무둥치

 

 

졸참나무

수령 250년, 나무 높이 24m,  나무둘레 3.2m이다.

 

졸참나무

 

 

졸참나무 둥치

 

 

느릅나무 음나무 졸참나무 고목들을 번갈아 가며 완상 한다.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살았기에, 그래서 봄이 되면 연녹색 잎을 틔워 희망과 꿈을 보여주는 고목의 자태를 보여주기에,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이다. 

 

 

 

상수리나무(꿀밤나무)

 

 

검붉은 밭 건너에 작은 동산에는 꿀밤나무가 부챗살처럼 가지를 펼치고 있다

 

 "나이를 먹어 간다. 이제는 살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나이가 되었다. 남은 날들은 무엇으로 채울 겁니까?

누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꼭 나무처럼만 살고 싶다."

           -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에서

 

길 건너 '매점 국수 라면 간판'을 달고 있는 조립식 건물로 들어가 라면을 시키고, 배낭에 든 햇반과 반찬을 꺼내 놓는다.

주인아주머니가 끓인 라면과 함께 나물무침, 오이소박이 등 반찬을 수북이 내놓으시며 밥 말아 드시라 한다.

아침 겸 점심으로 배불리 먹는다.

갈전리에 삼을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 삼에 대해 물으니,  이 근처 일대 밭에 삼 씨가  뿌려져 있다 한다.

그림같이 지은 집을 지난다.

뜰 앞 나무에는 하얀 꽃이 활짝 피어 있다.

 

 

 

피암터널이다.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야 되는 줄 알았는데 바깥 쪽으로 길이 나 있어 골치천을 바라보며 걷는다.

노란 민들레가 피어 있다.

 

 

 

갈대와 모래톱과 자갈을 보며 걷는다.

산 나무  연녹색

 

 

 

 

 

절벽과 바위 맑은 물속에 비치는 자갈, 바위를 부딪치며 일어나는 포말과 물소리

구불구불 모롱이를 돌면서 걷는다.

 

 

 

드디어 낙천 1리

마을 안으로 들어서서 걷는다.

낙천교 건너편에 미락숲이 있다.

 

 

 

 

미락숲은 하중도(河中島)이다.

미락숲은 나무다리를 만드는 목재를 얻기 위해 강의 중간에 떠있는 섬에 인공적으로 조림한 숲이다.

해마다 이곳은 장마가 들면 나무다리가 떠내려가는데 심어 놓은 비술나무를 벌채해 다리를 놓았다 한다.

1970년대 주민들이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시멘트다리를 놓으면서 진 빚을 갚기 위해 나무를 베어 목재로 팔았고, 이때 살아남은 비술나무는 

현재 줄기가 굵은 나무로 성장해 있지만, 그 후에 심은 나무는 굵기가 작은 편이다.

 

1만여 평 되는 숲에는 구불구불한 수 백 그루의 비술나무가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느티나무, 키가 우뚝한 미루나무도 보인다.

지금의 미락숲은 홍수 피해를 막아 주는 수해방지림 역할을 하고 있다.

 

미락동은 옛날 불교 전성기의 사지(寺止)로 부락 입구에 탑이 있었으나 홍수에 유실되었다가 다시 탑돌갓이 노출되어 마치 바위 전체의 형태가 미륵불과 같다고 하여 미륵 동이라고 불리다가 미락동으로 이름이 변형되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미락숲

 

 

 

 

비술나무 아래로는 잔디가 깔려 있고, 노란 민들레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미락숲 끝으로 나가 앞을 바라보니, 이곳에서 골지천과 임계천이 합류되고 있다.

골지천이라는 이름은 고기리(高基里)에서 비롯됐는데, 터가 높은 곳에 있어 고기리로 불리던 마을이 일제강점기 때 마을이장의 실수로
골지리로 바뀌면서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도 골지천으로 바뀌게 되었다.

원래는 골지천이 아니라 고기천이 되어야 맞는 것이다.

 

 

 

마을을 되돌아 나오다 보니, 기와집 울안에 핀 살구나무가 하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살구나무 꽃

 

 

역평마을을 지나 임대교를 지난다.

이곳이 골지천과 임계천이 합류하는 곳이.

      

 

 

바위 안 마을 입구 골지천변에는 정자가 있고, 노거수 느티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멀리 미락숲을 바라보며 골지천 제방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름다운 농촌마을의 풍경이 정겹다.

 

 

 

골지천 뚝에는 들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마을의 서낭목 느티나무 두 그루가 보인다.

서낭목 밑의 성황당이 보인다.

마을 사람에 물으니 가운데 키 큰 나무는 우연히 자란 아카시아 나무라고 한다.

 

 

 

가랭이산 절벽과 바위, 그리고 하얀 모래톱과 자갈 그리고 여울물 소리를 들으며 산모롱이를 돌아간다.

 

 

 

산모롱이 길바닥에 ' O2' 산소길 표시가 되어 있다.

골지천을 따라 걷는 정선 제1의 트레킹 코스라 할 수 있다.

 

 

 

 

조팝나무들은 하얀 밥을 입안 가득 물고 있다.

 

조팝나무 꽃

 

 

골지천 건너 산기슭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건너 다닐까 생각해 본다.

벚꽃과 살구나무 꽃에 파묻혀 은둔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물이 적을 땐 징검다리를 건너 다닐 수 있다지만, 물이 조금만 불어도 힘들 텐데.

 

 

 

 

벼랑에는 빨간 진달래가 피어 있다.

여울물 소리가 우렁우렁하게 들린다.

 

 

 

 

 

바위가 석회암이라 벼랑에 돌단풍도 자라고 물길 흐르는 곳에 이끼가 파랗게 자라고 있다.

돌단풍 줄기 하나 뻗어 그 끝에 흰꽃을 고깔처럼 피우고 있다.

 

 

 

 

 

다리가 바라다 보인다.

골지천 건너 산모롱이 돌아가면 구미정이다.

 

 

 

 

 

넓은 골지천은 질펀히 흐르고 있다.

 

강(江)  
구  상
    
붉은 산굽이를 감돌아 흘러오는
강물을 바라보며
어느 소슬한 산정(山頂) 옹달샘 속에
한 방울의 이슬이 지각(地殼)을 뚫은
그 순간을 생각 든다네.

 

푸른 들판을 휘돌아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마침내 다다른 망망대해(茫茫大海)
넘실 파도에 흘러들어
억겁(億劫)의 시간을 뒤치고 있을
그 모습을 생각는다네.

 

내 앞을 유연(悠然) 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증화(蒸化)를 거듭한 윤회(輪廻)의 강이
인업(因業)의 허물을 벗은 나와
현존(現存)으로 이곳에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 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