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뒷간

2011. 4. 24. 08:16사진/사찰

 

 

 

 

                                                                                                                                                        

살창 사이로 보이는 숲속 풍경

 

2열로 배치된 화장실의 낮으막한 칸 막이 앞쪽은 트여 있다.살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해우소 현판

 

선암사에서 독특하게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대각암 가는 길의 해천당 옆에 자리잡은 뒷간이 그것이다. 입구에 '뒤깐'이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는데, 왼쪽에서부터 읽어 '깐뒤'로 애교스럽게 불리곤 한다. 예로부터 가풍을 알려면 화장실과 부엌을 보라고 했는데, 크고 깊은데다 깔끔하고 냄새도 없으면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丁자형의 이 뒷간이야말로 단아한 선암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바닥의 짜임도 우수하고 내부를 남녀 구분한 것이나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2열로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가장 안쪽에 앉아 벽면을 보면, 바깥 숲속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의 아랫부분에 살창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이 살창은 환기구 역활도 한다. 허물어지기 직전의 건물을 최근 새로 짓다시피 보수하였는데, 본래 '뒤깐'의 장점을 잘 살린 채로 보수되었다. 우리나라 가장 크고 아름다운 절집 화장실로 꼽히는 뒷간이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입구를 들어서면 우측 벽에,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라고 시작되는  정호승의 '선암사'

시가 걸려 있다.

 

선암사   /  정 호 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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