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림자

2010. 8. 21. 19:58시 모음/시

 

흰물옥잠 - 세미원에서

 

 

물그림자

이 민 숙

 

널브러진 아픔에 기대

거꾸로 선 물그림자 들여다본다

 

거꾸로 선체

가지를 흔들고

꽃잎을 흔들고

하얗게 꽃잎도 날린다

 

물구나무서서

그림자로 사는 것도 아닌데

아플 때가 잦은 것일까

 

아픔이 지나가면

거꾸로도 잘만 흘러간다고

흘러가다 보면

바로 선 그림자가 보인다고

 

가만가만히

조용조용히

잔잔하게 흔들리라 한다

물그림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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