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2010. 8. 27. 00:00ㆍ시 모음/시
햇살
최 석 봉
숲이 하늘을 온통 가리지 않는 것은
햇살을 안아보려는 간절한 바람인 것을
숲에 와서야 알았네
긴 백년을 마주한 속삭임
가슴만 뜨거워
가깝게 다가서지 못해 쌓인 열정
강렬하게 내려꽂는 햇살을 맞으려
시려오는 아랫도리를 내어놓고
저렇게 하늘쪽을 열고 있다네
크낙새 부리로 꼭꼭 찍어보는 간지러움
밤에는 쪽달 찬 별 가지에 머물다 간들
어디 햇살만 하겠는가
쏙쏙 비집고 들어오는 찬란한 햇살
명주올 한 묶음 걷어들여
밑동을 친친 감아 봤으면 좋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