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꿈
2010. 8. 16. 10:01ㆍ시 모음/시
꿀벌의 꿈
김 정 호
기나긴 장마가 그치고
어두운 동굴에
황소바람이 불어오면
숭숭 뚫린 하늘은
한줄기 초연한 빛을 내리고
해는 산등을 힘겹게 타오르고 있다
울어보지 못한 새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법
어디 세상에 상처 입은 게 너뿐이더냐
절망은 이겨 내야할 숙명처럼
향기 없는 꽃이라도 부지런히 찾아
가슴에 달라붙은 허리 안고
이슬에 젖은 날개를 퍼득거린다
윙윙거리는 귀 울림
무너져 내리는 산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