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개미취
2010. 8. 15. 15:11ㆍ시 모음/시
벌개미취
김 길 자
하늘연달에 마주치는 들국화보다
여름을 머리에 이고
가을을 제일 먼저 알리는 나는
순수한 혈통입니다
매미도 6,7년 동안 준비한 노래
여름의 몇 낮밤을 원 없이 들으며
잠자리 푸른 눈망울에
가을향기 모으는 중이지요
각박한 세상
별이 박힌 듯 옹기종기피기에
‘별개미취’라 부르는데
제 이름은 벌개미취입니다
화사하진 않지만
뿌리 끝에서 힘껏 밀어 올리는 몸부림으로
뙤약볕일지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짐 없이 피었다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