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2010. 8. 12. 07:11ㆍ시 모음/시
바람꽃
박 인 과
그리움의 하얀 노래 위에
먼 수평선을 흐르는 흰 구름 밑에
밀물에 밀리어
바람에 밀리어
방황하던
슬픈, 계절의 영혼이여
파도가 치는 날
흔들려 오는 풀밭처럼
아지랭이처럼
짙은 안개 속 산골물 거슬러 올라가서
잔 가지 솔잎 사이 허공의 흐느낌을
그때 들으리라
가시밭 돌뿌리의 거친 숨소리도
그때 들으리라
힘차게 낙하하는 폭포수의 성난 아우성을
그때에 들으리라
잘 익은 태양의 주머니 터져
무지개 빛살 쏟아지고
온갖 새들이 둥지를 트는
그 숲에 이르면,
세월이 지나간 자리,
푸른 잡초 우거진 작은 오솔길 속에
하얀 날개를 드리우리라
흰구름 머무는 그 푸른 숲에
한 송이
하얀 꽃을 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