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추억
2009. 7. 5. 13:45ㆍ시 모음/시
감꽃 추억
김 인 강
향긋한 바람 이는 이른 저녁 무렵
후드득후드득 노란 감꽃 비처럼 떨어지면
동네 꼬마들 우르르 몰려나와
앉은뱅이걸음으로 감꽃 줍기 합니다.
웃옷 뒤집어 정신없이 모았던 감꽃
엉덩이끼리 부딪혀 와르르 쏟아지고
물 한 대야 떠 감꽃 동동 띄우던 샘터
손장난 물장난에 까르르 웃음소리 넘쳐납니다.
팔팔하고 싱싱하게 되살아난 꽃잎
제일 예쁜 종 모양 골라 입에 쏙 넣으면
달짝지근 떨떠름한 풀 맛
입안에 향기롭게 퍼져옵니다.
초록향기 휘익 스치고 지나는 날
무명실에 감꽃 보석 줄줄이 꿰어
목걸이 만들고 화관도 만들어 선물하던
돌담 아래 악동들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처럼
5월의 어느 날 동산 꽃 만발할 때
해맑은 웃음소리 싱그럽던 하얀 그리움
감꽃처럼 수수하게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