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雪嶽山) 바위 꽃(2)
2024. 10. 28. 16:58ㆍ사진/한국의 산
□마등령 - 비선대 구간
숨은 산
이 성 선
땅바닥에 떨어진
잎사귀를 주워 들다가
그 밑에 작게
고인 물속
산이 숨어 있는 모습
보았다
낙엽 속에
숨은 산
잎사귀 하나가
우주 전체를
가렸구나
새
이 성 선
새는 산 속을 날며
그 날개가 산에 닿지 않는다
바위
유 치 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精)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깨끗한 영혼
이 성 선
영혼이 깨끗한 사람은
눈동자가 따뜻하다
늦은 별이 혼자서 풀밭에 자듯
그의 발은 외롭지만
가슴은 보석으로
세상을 찬란히 껴안는다
저녁에 아득히 말씀에 젖고
새벽녘엔 동터오는 언덕에
다시 서성이는 나무
때로 무너지는 허공 앞에서
번뇌는 절망보다 깊지만
목소리는 숲 속에
천둥처럼 맑다
찾으면 담 밑에 작은 꽃으로
곁에서 겸허하게 웃어주는
눈동자가 따뜻한 사람은
가장 단순한 사랑으로 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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