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상고암(上庫庵) 천년송
2023. 8. 4. 13:24ㆍ사진/나무
노송
유 치 환
아득한 기억의 연령을 넘어서 여기
짐승같이 땅을 뚫고 융융히 자랐나니
이미 몸둥이는 용의 비늘을 입고
소소히 허공을 향하여 여울을 부르며
세기의 계절 위에 오히려 정정히 푸르러
전전 반축하는 고독한 지표의 일변에
치어든 이 불사의 원념을 알라.
나무의 노래
유 치 환
외로움, 그것이 외로운 것 아니란다
그것을 끝내 견뎌남이 진실로 외로운 것
세월이여, 얼마나 부질없이 너는
내게 청춘을 두고 가고 또 앗아가고
그리하여 이렇게 여기에 무료히 세워 두었는가
무심히 내게 와 깃들이는 바람결이여, 새들이여
너희 마음껏 내게서 즐검을 누리고 가라
그러나 마침내 너희는 나의 깊은 안에는 닿지 않는것
별이여, 오직 나의 별이여
밤이며는 너를 우러러 드리는 간곡한 애도에
나의 어둔 키는 일곱 곱이나 자라 크나니
허구한 낮을 허전히
이렇게 오만 바람에 불리우고 섰으매
이 애절한 나의 별을 지니지 않은 줄로 아느냐
아아 이대로 나는 외로우리라, 끝내 정정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