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떡풀

2023. 6. 30. 06:04사진/야생화

바위떡풀

김 승 기 

 

자유롭게 손을 쓰지 못하는 사고후유증
지난밤 꿈속
밥상 앞에서 젓가락질을 했다
편한 손놀림,
오랫동안 얼마나 소원이었으면 그런 꿈까지 꾸었을까

떨어지지 않는 그리움을 묻혀
진한 떡풀 바르고
오늘도 다시 뿌리를 박는다
바위에 찰싹 붙어
더는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단단히 움켜쥔다

겁이 난다, 이미 한 번 미끄러졌는데
예전처럼 어지럼증 없이 똑바로 일어설 수 있을까
몸부림치다가 또 미끄러지면 어떡하나

그러나 어쩌랴
한여름에도 냉기 흥건히 젖어드는 깊은 산속
물이끼 묻은 암벽,
어떻게든 새 발돋움으로 새싹 틔워
남은 삶을 내내 목숨 맡겨야 하는
내게는 유일한 땅이다

맑은 외로움으로 하얗게 꽃 피울 수 있다면
미끄러울수록 진득진득 굳건하게 뿌리 내리는
끈적끈적한 떡풀이 되어야 한다

별빛 향기
그대의 품에 大字로 팔 벌리며 안길 때까지
기꺼이 언제든지 시퍼렇게
갈기 세워야 한다

 

속리산 바위 절벽에 붙어 이끼와 함께 자라는 바위떡풀

 

 

 

 

 

□바위떡풀

장미목 범의귀과로 산의 습한 바위에 붙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여러 개가 모여 나는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둥근 심장형으로 표면에  털이 거의 없고 가장자리가 얕게 갈라지며 톱니가 있다. 잎자루 기부에 막질의 턱잎이 있다. 8-9월에 10-30cm 높이로 자라는 꽃줄기의 취산꽃차례에 흰색 꽃이 핀다. 꽃잎은 5장으로 위쪽 3장은 작고 아래쪽 2장은 크기 때문에 꽃 모양이 大자로 보인다. 수술은 10개이다.삭과열매는 달걀형으로 9-10월에 익는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동아시아의 온대와 한대에 널리 분포하며, 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와 우수리강사할린섬 등지에 자란다. 잎 표면에 털이 약간 있는 것은 지리산바위떡풀(var. koraiensis), 잎자루에 털이 많은 것을 털바위떡풀(var. pilosissima)이라고 하며 울릉도에서 자란다. 

'사진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좁쌀풀  (0) 2023.08.04
회나무 열매  (0) 2023.08.04
일월비비추  (0) 2023.06.18
까마중  (0) 2023.06.18
하늘말나리  (0)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