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7. 10:01ㆍ사진/나무
지리산 천년송 (智異山 千年松)
버리고 떠나기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그러므로 차지하고 채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침체되고 묵은 과거의 늪에 갇히는 것이나 다름이 없고, 차지하고 채웠다가도 한 생각 돌이켜 미련 없이 선뜻 버리고 비우는 것은 새로운 삶으로 열리는 통로다.
만약 나뭇가지에 묵은 잎이 달린 채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 계절이 돠도 새잎은 돋아나지 못할 것이다. 새잎이 돋아나지 못하면 그 나무는 이미 성장이 중단되었거나 머지않아 시들어 버릴 병든 나무일 것이다. 소나무 향나무 대나무와 같은 상록수도 눈여겨 살펴보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묵은 잎을 떨구고 새잎을 펼쳐낸다. 늘 푸르게 보이는 것은 그 교체가 낙엽수처럼 일시적이 아니고 점진적이기 때문이다.
잎이 말끔히 져버린 후박나무와 은행나무는 그 빈자리에 내년에 키울 싹을 벌써부터 마련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바로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리듬일 것이다. 이런 리듬이 없으면 삶은 지루하고 무료하고 무의미해진다. 이래서 자연은 우리에게 위대한 교사다."
< 法頂의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
"항상 생생히 살아 있어야 한다.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그 무엇을 스스로 찾고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산다는 걸 잠시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모습을 항상 보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 조지훈의 시 중에서 >
사진 촬영(2015.1.10)
천연기념물
지리산 천년송 (智異山 千年松)
분 류 : 자연유산 / 천연기념물 / 문화역사기념물 / 민속
지정(둥록)일 : 2000.10.13
소재지 : 전북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111번지
지리산 천년송은 나이가 약 500 여살로 추정되는 소나무로 높이는 20m, 가슴높이의 둘레는 4.3m이며, 사방으로 뻗은 가지의 폭은 18m에 달한다. 지리산의 구름도 누워간다고 이름 붙여진 와운마을의 주민 15인이 이 나무를 보호 관리하고 있어 상태가 좋고 수형 또한 매우 아름답다.
이 나무는 와운마을 뒷산에서 임진왜란 전부터 자생해 왔다고 알려져 있으며 20m의 간격을 두고 한아시(할아버지)송과 할매(할머니)송이 이웃하고 있는데, 이중 더 크고 오래된 할매송을 마을주민들은「천년송」이라 불러오며 당산제를 지내왔다 한다. 매년 초사흗날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지내는 당산제의 제관으로 선발된 사람은 섣달 그믐날부터 외부 출입을 삼가고 뒷산 너머의 계곡(일명 산지쏘)에서 목욕재계 하고 옷 3벌을 마련, 각별히 근신을 한다고 한다.
우산을 펼쳐 놓은 듯한 반송으로 수형이 아름다우며 애틋한 전설을 가진 유서깊은 노거목으로 희귀성과 민속적 가치가 커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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