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바람 - 朴 斗 鎭
2019. 10. 19. 09:14ㆍ시 모음/시
흙과 바람
애경초(愛經抄)
兮山 朴 斗 鎭(1916-1998)
흙으로 빚어졌음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리.
바람으로 불어 넣이었음 마침내
바람으로 돌아가리.
멀디 먼 햇살의 바람 사이
햇살 속 바람으로 나부끼는 흙의 티끌
홀로서 무한 영원
별이 되어 탈지라도
말하리.
말할 수 있으리.
다만 너
살아 생전
살의 살 뼈의 뼈로 영혼 깊이 보듬어
후회 없이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고.
파초우(芭蕉雨)
조 지 훈(趙 芝 薰)
외로이 흘러간 한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초잎에 후드기는 저녁 어스름
창열고 푸른 산과
마주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시 모음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색잔영(秋色殘影) (0) | 2019.11.10 |
---|---|
11월 (0) | 2019.10.22 |
별 밭에 누워 (0) | 2019.10.13 |
아득한 성자(聖者) (0) | 2019.10.03 |
낙화(落花) 趙 芝 薰 (0) | 2019.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