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落花) 趙 芝 薰

2019. 9. 30. 21:11시 모음/시

지리산 노고단 고개의 별밤

 

낙화(落花)

趙 芝 薰(1920-1968)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낙화(落花)-2 

趙 芝 薰

 

피었다 몰래 지는
고운 마음을

흰무리 쓴 촛불이
홀로 아노니

꽃 지는 소리
하도 가늘어

귀기울여 듣기에도
조심스러라

杜鵑이도 한목청
울고 지친 밤

나 혼자만 잠 들기
못내 설어라

 

풀솜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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