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2019. 9. 21. 22:55시 모음/시

국수나무 꽃

 

꽃지고 열매 달리 풀솜대

 

 

낙화(落花)

 이 형 기(基,1933-2005)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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