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홍련암에는 해당화가 피고
2019. 7. 21. 19:51ㆍ시 모음/시
낙산사 홍련암에는 해당화가 피고
목 필 균
누군들 저 막막한 기다림을 알까
까마득한 절벽 쉼 없이 파도가 휘돌아치고
파도에 쓸려간 절절한 독경소리는 붉은 연꽃
수평선 바라보며 삭여온 눈물은 붉은 해당화
꽃이 다르다고, 아픔마저 다를까
발원을 위해 수없이 꿇었을 무릎
아득한 수평선에 눈이 먼 빈 눈동자
붉은 꽃은 인고의 향기였다.
낙산사 홍련암에는 해당화가 피고
내가 무심히 바라보듯
홍련암도 무심히 바라보고
해당화도 무심히 바라보고
무심함이 그은 인연 줄이
텅 빈 가슴에 풍경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