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

2019. 2. 26. 10:54문화유적 답사기/사찰을 찾아서

오대산 월정사(五臺山 月精寺)

 

월정사(月精寺)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산聖山으로, 산 전체가 불교성지가 되는 곳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는 동대 만월산 아래 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인 아름답고 고즈넉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적광전(寂光殿) 앞의 팔각구층석탑(八角 九層石塔)은,

연꽃무늬로 치장한 이층 기단과 균등하고 우아한 조형미를 갖춘 탑신 그리고 완벽한 형태의 금동장식으로 장엄한 상륜부 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뛰어난 석탑이다. 이 탑은 전체를 화강암으로 조성하고 상륜부에 일부 금동장식을 더하였는데 여러 차례의 화재로 손상을 입은 부분이 더러 있으나 

오늘날까지도 본래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해 오고 있다.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하여 1970년 해체보수를 통하여 1층 2층 6층 9층을 새 돌로 갈았으며 그 당시에 1층과 5층에서 총 12점의 사리구가 발견되었다. 은제의 불상 1구와 4점의 청동 거울, 금동 향합과 향주머니, 진신사리경 등의 총 12점의 유물들은 2003년 6월 보물로 일괄 지정되었다. 또한 2000년 8월 월정사석조보살좌상 보수공사 시에 지하 1m 아래에서 탑의 기단부로 보이는 또 하나의 유구가 발견되었다. 이 팔각구층석탑은 높이 15.2m로 우리나라의 팔각석탑으로는 가장 크다.  그뿐만 아니라 그 아름다움에서도 단연 으뜸이며 고려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석탑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대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平昌 月精寺 八角 九層石塔)- 국보 제48-1호

자장율사가 창건한 월정사 안에 있는 탑으로, 그 앞에는 공양하는 모습의 석조보살좌상이 마주 보며 앉아 있다. 탑은 8각 모양의 2단 기단(基壇) 위에 9층 탑신(塔身)을 올린 뒤, 머리장식을 얹어 마무리한 모습이다.  아래층 기단에는 안상(眼象)을 새겨 놓았고, 아래·위층 기단 윗부분에는 받침돌을 마련하여 윗돌을 괴어주도록 하였다.  탑신부는 일반적인 석탑이 위층으로 올라 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과 달리 2층 탑신부터 거의 같은 높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1층 탑신의 4면에 작은 규모의 감실(龕室:불상을 모셔두는 방)을 마련해 두었다. 지붕돌은 밑면에 계단 모양의 받침을 두지 않고 간략하게 마무리하였고, 가볍게 들려있는 여덟 곳의 귀퉁이마다 풍경을 달아 놓았다. 지붕돌 위로는 머리장식이 완벽하게 남아 있는데, 아랫부분은 돌로, 윗부분은 금동으로 만들어서 화려한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고려시대가 되면 4각형 평면에서 벗어난 다각형의 다층(多層)석탑이 우리나라 북쪽지방에서 주로 유행하게 되는데, 이 탑도 그러한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고려 전기 석탑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당시 불교문화 특유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전체적인 비례와 조각수법이 착실하여 다각다층석탑을 대표할 만하다. 또한 청동으로 만들어진 풍경과 금동으로 만들어진 머리장식을 통해 금속공예의 수법을 살필 수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 문화 재청>

오대산 월정사에서. 1

 -팔각구층석탑

                  장 은 수

 

오대산자락 전나무 숲 속에서

수정 같은 물이 흐르는데

월정사 대웅전 앞 팔각구층석탑

고려문화 자랑하네.

 

옥개석은 추녀 밑이 수평이고

처마 면에 낙수 홈이 음각되어

두텁고 합각 선이 예리하여

전각의 반전도 경쾌하다.

 

팔각의 감돌(甲石) 위에 복련으로 덮고

면석(面石)에는 우주(隅柱)가 그려져

늘씬한 여인처럼 우뚝 서서

층마다 풍경 울리며

천년의 후예 맞이하네.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平昌 月精寺 石組菩薩坐像) - 국보 제48-2호

월정사 석조보살상은 팔각구층석탑의 남쪽 전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탑을 향해 무엇인가 공양을 올리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점에서, 원래부터 탑과 공양보살상은 한 세트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된다. 이 보살상은 고려 후기 민지(閔漬, 1248∼1326)가 찬한『오대산사적(五臺山事蹟)의 「신효거사친견오류성중사적(信孝居士親見五類聖衆事跡)에 

“탑 앞에 약왕보살의 석상이 손에 향로를 들고 무릎을 괴고 앉아 있는데, 전해오기를 이 석상은 절 남쪽의 금강연에서 솟아 나왔다”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의 모습과 꼭 일치한다. 이에 따라 이 보살상은 대체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권 6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에 근거하여 조성된 ‘약왕보살’로 일컫는다. 석조보살상은 전체적으로 양감이 강조된 모습이며, 안정되고 균형 잡힌 자세와 알맞은 비례를 갖추고 있으며, 보관과 귀걸이, 팔찌, 가슴 영락 장식 등 세부표현도 화려하고 섬세하다. 이와 같은 탑전(塔前) 공양보살상은 이전에는 찾기 힘든 고려 전기적 특징인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도상과 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또한 강원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어 고려 불교조각의 지역성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보살상과 세트로 조성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은 국보 제48호로 지정되어 있고, 석조보살상은 보물 제139호로 별도로 지정되어 별개라는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이미 국보로 지정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함께 묶어 국보로 지정하는 것이 조성 당시의 조형적, 신앙적 의미를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문화재청 >

 

오대산 월정사에서. 2

 - 석탑을 향해 공양하다

                         장 은 수

 

가늘게 반쯤 뜬 눈, 길고 큼직한 코

유난히 작은 입

갸름하고 복스러운 얼굴

세련된 몸매에 팔찌 끼고 목걸이 걸어

화려한 귀족의 그 섬려 함이여

 

높은 보관(靌冠) 쓰고, 오른쪽 무릎 꿇어

두 손 가슴에 모아

날 저문 팔각구층석탑의 긴 그림자 안고

석탑을 향해 공양 올리는

석조보살상(石造菩薩像)

 

세인들이 합장하여 문수보살, 약왕보살로

공양(供養)이 한창인데

속세애 젖은 마음 흐르는 계곡물에

마음 꺼내 흔들어 담으면 가슴이 맑아지려나.

기와 이름 적어

자자손손 가화만사성 소원하네.